"기억력 개선제 국산화 최초 성공...시장 열릴 것"

천옥현 2024. 3. 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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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가희 동국제약 '메모레인캡슐' PM
메모레인캡슐 마케팅 담당 문가희 PM [사진=동국제약]

"기억력과 집중력은 어떻게 보면 삶의 질을 좌우하는 요소인데요. 초고령화 시대에 더 행복한 노년을 보내기 위해서는 기억력도 떨어졌을 때 미리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알려졌으면 합니다."

정맥순환개선제 '센시아'와 치질 치료제 '치센'을 통해 일반의약품 시장을 공략 중인 동국제약이 이번엔 기억력·집중력 개선제를 들고 나왔다. 동국제약은 작년 12월 메모레인캡슐을 시장에 출시하고 인식 개선 캠페인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은행엽건조엑스와 인삼40% 에탄올 건조엑스 두 가지 생약 성분으로 이뤄진 메모레인캡슐은 약국에서 판매하는 일반의약품이다. 여러 임상 결과를 보면 은행엽건조엑스는 항산화 작용과 신경보호 작용 등에 효과가 있으며 기억력과 집중력, 주의력을 개선한다. 인삼건조엑스는 인지기능 개선과 중추신경계 작용을 바탕으로 피로회복과 인지력 개선, 면역력 향상 등을 돕는다.

무엇보다 두 가지 약제는 함께 사용하게 되면 시너지 효과가 상당하다. 건강한 중년 256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결과 두 가지 약제의 복합제를 12주 동안 투여했을 때 작업기억과 장기기억을 포함한 기억품질지수가 평균 7.5% 상승했다. 건강한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임상에서도 은행엽과 인삼 단일성분 투여군과 복합제 투여군을 비교했는데 복합제를 투여한 쪽에서 인지능력이 더 크게 개선됐다.

현재 국내에서 기억력 개선제 시장은 규모가 큰 편이 아니다.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나 집중력이 자연스레 감퇴하는 것으로 여기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동국제약 본사에서 만난 문가희 PM은 이러한 맹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고령사회의 진입을 앞두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첫 번째 목표로는 약물 자체보다는, 기억력 관리에 대한 저변 확대를 꼽았다. 메모레인캡슐 마케팅팀을 만나 기억력 개선제의 역할과 방향에 대해 물었다.

[사진=동국제약]

- 메모레인캡슐을 출시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출산율 감소와 인구소멸에 따라 연령이 높아지고 있어 초고령 사회에 맞춘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노인인구가 증가하다 보면 인지 장애 등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데에서 착안을 했다. 실제 노화에 따라 인지기능이 쇠퇴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를 '노화로 인한 인지기능 쇠퇴(ARCD)'라고 하는데 이때 미리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ARCD에서 기억력이나 인지기능이 유의하게 저하된 상태가 '경도인지장애(MCI)'인데 MCI 증상자의 10~40%는 1년 안에 치매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또한 65세 이상 인구의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은 22%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들은 나이를 먹으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며 기억력 저하를 방치한다. 동국제약이 서베이업체를 통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소비자 10명 중 8명이 기억력 감퇴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리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또한 인지력 개선제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있냐는 물음에도 80% 이상이 생각나는 제품도이 없다고 말했다. 그만큼 소비자 인식이 저조하다는 것을 확인한 것. 이에 반해 사회 복잡성 증가에 따라 기억력과 집중력을 관리할 대상자는 많아진다는 판단에서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

- 국내에서 처음 출시되는 약인가? 경쟁사 약과 차별화된 점은 무엇인가.

유럽에서 개발된 약이다 보니 같은 성분의 약들이 있지만, 메모레인캡슐은 국산화에 최초로 성공한 약이다. 완제의약품을 들여와 판매하는 것이 아닌 동국제약이 똑같은 성분으로 자체 개발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무색소 캡슐로 다른 상품과 차이를 뒀다. 물론 약에 들어간 색소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심리적인 부분이 중요한 약이다 보니 조금 더 안전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색소를 빼고 제조했다.

- 최근 뇌기능개선 관련 처방약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아세틸엘카르니틴, 옥시라세탐 등이 시장에서 퇴출당했고, 콜린알포세레이트 시장도 임상재평가를 진행 중인데 일부러 이 시기에 맞춰 제품을 출시하는 건가.

콜린알포세레이트 재평가 등을 대비해서 내놓은 제품은 아니다. 제품을 기획한 건 4, 5년 전이다. 당시 기억력 저하와 고령화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옵션이 없었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접근성이 높은 약을 제공하기 위해 메모레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공교롭게도 전문의약품 퇴출과 임상재평가 등이 있었던 것뿐이다.

다만 처방약 시장 변화에 따라 처방 범위에 들지 못하는 환자들이 일반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기존 전문의약품 시장과 더불어 일반의약품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점도 부수적으로 기대는 하고 있다.

[사진=동국제약]

- 메모레인캡슐의 마케팅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인가.

우선 50대, 60대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잡고, 추가로 자기계발 등을 위해 공부하고 집중력을 요하는 2030 연령층을 세컨드 타깃으로 공략해 범위를 넓혀나갈 예정이다.

마케팅은 동국제약이 없었던 약국 시장을 키워나간 저력이 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일차적으로 약국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12월 출시하고 2개월 만에 이미 약국을 8000 처 이상 확보했다. 또한 소비자들이 찾을 때 약사들이 설명할 수 있도록 약사 대상 홍보 마케팅도 진행할 예정이다.

소비자 대상 커뮤니케이션은 캠페인 등을 통해 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TV 광고는 5월경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시장을 키우면서 기억력·집중력 개선제의 대표성을 확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 메모레인캡슐의 매출 목표가 있다면?

국내에서는 사실 시장 자체가 없기 때문에 당장 올해 얼마의 매출을 내겠다는 목표를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소비자 인식 속에 기억력·집중력이 감퇴했을 때 '메모레인이 있구나'라는 인식을 선점하는 게 올해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과거 비슷한 관점에서 발매했던 제품들을 참고하면, 3년 안에 100억원대에 도달했기 때문에 이 정도 선으로 예상할 수는 있다. 무엇보다 비만을 관리해야 한다는 과거에 없던 인식이 새로 생긴 것처럼 기억력 관리에 대한 인식도 생기길 기대하고, 그 과정에서 메모레인이 하나의 옵션으로 떠오르길 바라고 있다.

천옥현 기자 (okh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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