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셀까···고속기동 로켓 ‘HIMARS’ vs 다연장 로켓 ‘M270 MLRS’[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이현호 기자 2024. 3. 14.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HIMARS, 시속 85㎞·한꺼번에 6발 발사
최신 디지털 장비로 수분 만에 목표 타격
MLRS, 277mm 로켓탄 1분에 12발 발사
한 발당 600발의 M77 대인용 자탄 살포
‘M270 MLRS’에는 총 12 발의 227mm 로켓이 탑재 된다. 사진 제공= 국방일보
[서울경제]

2년 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대부분은 러시아가 빠르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런 예측은 실현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군의 결사 항전과 서방의 강력한 지원 덕으로 우크라이나군 무기들이 러시아군에 막대한 피해를 주면서 진격을 저지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전쟁 초기 예측을 뒤엎고 전쟁의 흐름을 바꾸고 있는 무기 체계가 있다. 사거리와 파괴력이 뛰어난 장거리 로켓시스템이다.

대표적인 것이 ‘M142 고속기동 포병 로켓시스템(HIMARS)’과 ‘M270 다연장 로켓 발사시스템(MLRS)’이다. 이들 무기는 사거리와 파괴력 면에서 승패를 가늠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평가되면서 러시아에게 상당한 위협적인 존재로 부각되고 있다. 이런 사실을 경험한 우크라이나 정부 또한 미국에게 집요하게 지원을 요구하고 이는 상황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지금까지 HIMARS가 파괴한 목표물이 200여 개에 달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특히 서방이 제공한 최대 사거리 40㎞의 M777 견인포와 함께 대(對)포병 레이더의 도움을 받아 러시아군 포병을 직접 타격해 우크라이나군 사상자 감소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HIMARS’ 우크라이나의 ‘반격’ 이끌어

당장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루한스크 지역을 손에 넣은 러시아군이 인근 도네츠크 지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미국산 ‘고속기동 포병 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가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이끌고 있다는 소식이 외신들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미국이 지원한 HIMARS는 러시아군 후방 보급선과 지휘부를 집중 타격하며 전투 능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올렉시 레즈니코우 국방장관은 국영 TV 인터뷰에서 “HIMARS가 최근 러시아 탄약고 50여 곳을 파괴하고 러시아군 지휘소와 전략 목표물 수십 곳을 파괴했다”며 “HIMARS가 러시아군이 예상 못 한 곳을 정확히 타격해 ‘전투 지속 능력’을 빼앗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우크라이나가 HIMARS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전장에서 큰 차이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러시아와 화력 싸움에 밀리지 않게 되면서 하루 100~200명이던 사망자가 최근 30여 명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보단 드미트룩 우크라이나군 기계화여단장은 “하르키우 지역에서 적군 포격이 10분의 1로 감소했다”고도 했다.

미 육군의 ‘M142 HIMARS’ 발사 장면. 사진 제공=미 국방부

HIMARS는 최고 시속 85㎞로 달릴 수 있는 6륜 구동 장갑 트럭에 한꺼번에 6발의 로켓 발사가 가능한 발사대를 얹은 다연장 로켓 발사대(MLRS)다. MLRS 기반의 무기 체계인 것이다. 최신 디지털 장비를 이용해 수분 만에 적 목표물을 타격하고, 재빨리 다른 지역으로 이동이 가능한 게 강점이다. 최대 사거리가 84㎞에 달하는 유도 로켓탄이 주무기다.

게다가 MLRS에 비해 속도가 빠르고 무게가 가볍다는 점이다. M270 MLRS이 운용하는 모든 탄약 종류를 HIMARS 또한 호환해서 운용할 수 있어서 범용성이 높다. 장거리 정밀 타격과 ‘치고 빠지는’ 전술에 적합해 포병 전력에더 커다란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덕분에 ‘강철비’를 방불케하는 강력한 폭발력으로 40여㎞ 밖 축구장 6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는 화력을 자랑한다.

우크라이나군은 총 12대의 HIMARS를 미군으로부터 지원받아 동부 돈바스와 남부 헤르손, 북동부 하르키우 전선 등에서 운용 중이다. 미국은 추가로 4대를 더 보낼 계획이다. 미 육군은 M142 하이마스를 “전투에서 입증된 전천후 무기이자 치명적이고 순간 반응력이 뒤어난 바퀴 달린 정밀 타격 시스템”이라고 평가했다.

사거리 80㎞ 목표 10m 이내 정밀 타격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으로 성능도 입증됐다. 사거리 70~80㎞로 목표물을 반경 10m 이내에서 정확하게 타격해 러시아군을 놀라할 정도다. 마크 칸시안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고문은 “자벨린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의 상징적 무기였다면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하이마스가 상징적 무기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이마스는 전선 후방의 러시아측 군사기지를 공포로 몰아넣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헤르손시에서 러시아군을 격퇴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C-130 수송기 등 항공기를 통한 수송과 전개도 가능하다. 그만큼 기동성이 높다는 얘기다. HIMARS는 처음부터 공중수송을 염두에 뒀기 때문에 무게와 부피를 줄였다. 발사대를 MLRS의 절반으로 줄이고 차체도 오시코시 5톤 구동 중형전술트럭(MTV·6X6)으로 개선했다. 이 덕분에 C-130 수공기로 HIMARS 2대까지 실어 나를 수 있다.

당초 MLRS의 경량화 및 하위 경보병 사단에게 MLRS와 비슷한 다연장로켓화력을 지원하기 위해서 설계됐다. 하지만 MLRS가 무유도 로켓을 통한 화력지원 대신 유도로켓으로서 정밀한 화력지원체계로 탈바꿈하면서 유용성이 입증되자 이를 HIMARS에도 적용했다. 경량화와 차륜형이란 기동성을 살려 MLRS 대비 신속한 방열과 사격 후 이동이 가능해졌다.

M270 MLRS. 사진=위키피디아 캡처

M270 MLRS(Multiple Launch Rocket System) 다연장 로켓 발사시스템은 미국의 다연장 로켓포다. 냉전이 한창이던 1970년대 당시 소련군의 막강한 기갑전력 저지용으로 개발돼 1983년 미 육군에 처음으로 실전배치됐다. 1991년 걸프전에 사용돼 위력과 유효성을 입증했다. 이라크군이 ‘강철비’라는 별명으로 불렀다. 2003년에 생산이 중단됐고, 마지막으로 이집트 육군이 인도 받았다.

M2 브래들리 장갑차 차체를 이용해 제작된 MLRS는 277mm 로켓탄을 1분에 12발 발사하는 것이 가능하다. 로켓탄은 한 발당 최대 600발의 M77 대인용 자탄(관통력 102mm)을 살포할 수 있다. 적 기갑 전력은 물론 보병이나 포병 전력 무력화할 수 있다. 걸프전에서 이라크군에게 ‘강철비’를 쏟아부어 공포의 대상이 된 MLRS의 사거리는 운용하는 탄종에 따라 300km까지 늘어난다.

최근에는 불발탄 걱정 없이 100km 이상 원거리 표적을 자로 잰듯한 정밀타격과 가공할 파괴력을 가진 탄두와 유도장치를 부착한 다연장 로켓 탄두시스템(GMLRS)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건 GPS와 관성측정내비게이션(IMN) 기술을 사용하는 200파운드(90㎏) 무게의 신형 탄두는 ‘면적효과’(area effect)를 통해 적의 표적을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GMLRS는 특히 지대지 정밀 타격 로켓의 일종으로 98% 이상의 명중률을 자랑한다. 90㎏ 탄두를 장착해 150㎞ 이상 원거리의 표적도 정밀타격할 수 있다.

M142 HIMARS. 사진=나무위키 캡처

이 같은 위력 때문에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집요한 지원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방위 발사가 가능한 HIMARS는 로켓, 에이태큼스(ATACMS) 전술 지대지미사일, 정밀타격미사일(PrSM)까지 다양한 탄종의 운영이 가능하다. 특히 에이태큼스와 PrSM을 사용하면 각각 128km와 500km 밖의 적 표적을 정밀타격할 수 있다.

이 점은 미국으로서는 고민이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다는 위험성 때문이다. 전황이 불리해지면 우크라이나가 전력을 바꿔 미국이 제공한 장거리 로켓시스템으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공격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는 러시아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MLRS나 HIMARS를 지원하면 핵전쟁까지 불사해야 할 것이라며 경고음을 잇따라 전달하는 것도 이 같은 까닭이다.

미국 내 문제도 또 다른 고충이다. 우크라이나에 이들 첨단 장거리로켓을 지원하면 미군의 전시 준비태세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만약 대만 문제와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중국과의 무력 충돌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핵심 전술전력인 MLRS와 HIMARS 비축이 부족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미 합동참모본부 군 수뇌부의 경고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이 미 백악관이 확전과 핵심 전술전력 공백 우려를 이유로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