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때문에 남는 게 없어” HD현대건설기계 회사채 주관사끼리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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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그룹 계열사인 HD현대건설기계의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주관사 사이에서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을 확인하는 수요예측까지 한참 남았지만, 캡티브(captive·발행을 주관하며 투자까지 약속하는 것) 영업 경쟁이 치열해 발행금리가 얼마나 더 낮게 찍힐지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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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과열로 금리 점점 낮아져... HD현대인프라코어도 할인 발행
HD그룹 계열사인 HD현대건설기계의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주관사 사이에서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을 확인하는 수요예측까지 한참 남았지만, 캡티브(captive·발행을 주관하며 투자까지 약속하는 것) 영업 경쟁이 치열해 발행금리가 얼마나 더 낮게 찍힐지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계열사인 HD현대인프라코어도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경쟁이 과열돼 이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주문이 들어왔다. 점점 더 먹을 것이 없는데 경쟁이 불붙고 있다면서 다른 주관사를 고깝게 바라보는 것이다.
14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HD현대건설기계(A)는 6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오는 22일 기관 투자자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만기는 2년, 3년, 5년물로 나눠 개별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 3사 평균금리) 대비 -30bp(1bp=0.01%포인트)~+30bp를 희망 범위로 제시할 계획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200억원까지 증액 한도를 열어뒀다. 발행일은 오는 22일이다.
HD현대건설기계는 수요예측 전부터 흥행이 점쳐지는 기업으로 꼽힌다. 회사채 600억원 발행에 총 8개 증권사가 붙어 영업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대표 주관에만 총 6개 증권사(한투·KB·NH·미래·대신·신한·삼성)가 이름을 올렸고, 인수사에도 2개 증권사(키움·하이)가 합류했다. 회사채 발행 물량은 한정됐지만, 이를 받으려는 증권사 수요는 많아 발행금리가 낮게 찍힐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8개 증권사가 붙은 배경에는 점점 더 치열해지는 영업 관행이 있다. 보통 발행사는 회사채 발행에 앞서 담당 업무를 진행할 주관사를 선정한다. 발행 수수료가 정해져 있고, 주관 업무에 큰 차별점이 없어 경쟁이 치열하다. 이에 증권사들은 계열사 및 내부 투자 수요를 약속하며 주관을 따내는, 이른바 캡티브 물량을 주력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여러 증권사가 붙어 서로 캡티브 물량을 제시하면, 발행사 입장에서는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지난달 28일 진행한 계열사 HD현대인프라코어(A)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다. 당시 HD현대인프라코어는 800억원의 회사채 모집에 주관사 8곳, 인수사 2곳 등 총 10개 증권사를 이용했다.
결국 800억원 모집에 1조1000억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렸고, 이례적으로 낮은 가격의 주문이 들어와 화제가 됐다. 5년물 주문에서는 민평금리 대비 111bp 낮은 수준에서 주문이 들어왔다. 다만 실제 5년물 발행금리는 민평금리 대비 63bp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한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HD현대인프라코어는 800억원을 모집했는데, 주관사 8곳이 각자 캡티브 물량으로 100억원씩만 써내도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며 “이번 HD현대건설기계 회사채는 600억원 모집에 인수사까지 8개 증권사가 붙기에 경쟁이 더 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D현대건설기계의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된 점도 투자자들이 몰리는 이유다. 이번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나이스신용평가는 HD현대건설기계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상향 조정했다. 양호한 사업 경쟁력, 현금 창출 능력 개선을 바탕으로 우수한 재무 안정성을 유지할 능력이 된다는 점이 근거였다.
다른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사인 데다가 이번 신용등급 상향으로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가 넘치는 상황”이라며 “발행 물량은 제한적인데 주관사도 많아 HD현대인프라코어와 유사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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