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사서 갑자기 벤치행...3개월 사이 뒤바뀐 김민재 입지, 심지어 밀린 것도 다이어
[OSEN=이인환 기자] 참 세상 만사 모를 일이다.
영국 '팀 토크'는 지난 13일(한국시간) "아마 에릭 다이어가 토트넘 시절 바이에른 뮌헨으로 가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클럽들의 러브콜을 한 몸에 받던 김민재를 제치고 선발로 나온다고 말했으면 다들 농담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9일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5라운드에서 FSV 마인츠 05와 맞붙어 8-1로 완승을 거뒀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해리 케인이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리그 30호 골을 기록했다. 레온 고레츠카가 멀티 골, 토마스 뮐러, 자말 무시알라, 세르주 그나브리가 연달아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기록적인 대승을 거둔 날 김민재의 이름은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지난 경기에 이어 이번에도 벤치에서 대기했다. 지난 6일 SS 라치오와 치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도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던 김민재는 이 경기에서 다시 선발에서 빠졌다.
김민재 대신 다이어가 더 리흐트와 호흡을 맞춰 선발로 출전해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다이어는 패스 성공률 92%(46/50)를 기록했고 태클 성공 2회, 클리어링 3회, 볼 리커버리 6회, 볼 경합 성공 5회를 기록했다. 슈팅 1회, 공격 지역 패스 2회, 상대 박스 내 터치 1회, 중장거리 패스 성공 63%(5/8)까지 올리면서 공격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불안한 점은 김민재의 입지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점. 김민재는 후반 30분 다이어와 교체로 출전했으나 생각 외로 다이어가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면서 서서히 입지를 넓히고 있다. 여기에 뮌헨은 라치오전과 마인츠전으로 안 좋았던 분위기 수습에 성공했다. 이런 신 체제에서 밀린 선수가 김민재가 된 것이다.
실제로 독일 언론에서 김민재는 투헬 뮌헨의 첫 체제의 희생양으로 언급댔다. 독일 '빌트'는 "심지어 5,000만 유로(한화 약 716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한 사나이도 더 이상 선발로 역할하지 않는다"라며 김민재를 '패배자' 명단에 포함했다. 김민재의 이적료로 알려진 5,000만 유로를 언급하면서 깍아 내린 것이다.
빌트는 "시즌 종료 후 떠나겠다는 발표 이후 투헬 감독의 팀은 완전히 달라졌다"라며 "투헬 감독은 여러 일을 동시에 해냈다. 투헬의 역할이 크다"라면서 매체는 "투헬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알려졌던 김민재는 지난 4경기 중 3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투헬은 지난 여름 SSC 나폴리로부터 김민재를 영입하길 원했고 그와 계약하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를 걸기도 했다. 투헬은 마침내 꿈의 선수를 얻었다"라면서 "김민재는 아시안컵 차출 이후 RB 라이프치히전 9분 출전에 그쳤다. 라치오와 치른 16강 2차전에서는 90분 내내 벤치를 지켰다. 마인츠전도 교체로 출전했다"라고 최근 계속되는 선발 제외를 이야기했다.
빌트는 "김민재의 문제는 투헬 감독이 더 리흐트와 다이어로 이루어진 새로운 조합을 찾았다는 것"이라며 "두 선수는 지난 4경기 중 3경기에서 함께 선발로 출전했고 좋은 경기를 펼쳤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독일 언론에 이어 영국 언론도 김민재와 다이어의 바뀐 처지에 대해서 조명하고 나섰다.
실제로 영국 내에서는 유로 2024를 앞두고 다이어를 잉글랜드 대표팀에 뽑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민재를 경기력으로 밀어냈다는 것이 근거다. 대표팀과 클럽에서 함께 뛰고 있는 케인 역시 “최근 폼이 좋은 다이어는 무조건 대표팀에 뽑아야 하는 선수”라며 주장에 힘을 실었다.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 케인의 말은 다른 선수보다 큰 영향력이 있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역시 다이어의 선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뮌헨에 와서 다이어는 말 그대로 완전 부활한 것이다.
팀 토크는 "솔직히 세상 누구도 토트넘서 벤치이던 다이어가 뮌헨의 구세주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다이어가 주전이 된 이후로 뮌헨은 라치오전과 마인츠전에서 전혀 달라진 모습을 보이면서 살아났다"고 놀라움을 나타냈다.
이 매체는 "다이어는 평소에도 많은 비판을 받아왔지만 열심히 뛰고 열심히 훈련했다. 심지어 그는 토트넘 시절 벤치에서도 새로운 동료들을 도왔다. 팀 플레이어다"라면서 "이제 그는 PL 클럽의 No.1 타깃이었던 김민재를 제치고 선발로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재와 다이어. 겨울 이적 시장 이후 불과 두 달만에 바뀐 두 선수의 입지. 김민재가 절치부심해서 독일과 잉글랜드 언론의 평가를 뒤집고 다시 정상에 서서 노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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