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의 첫 번째 봄’은 끝났다, 그러나 ‘김정은의 봄’은 찬란했다

손동환 2024. 3. 14.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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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180cm, F)이 하나원큐 선수로서 첫 플레이오프를 마감했다.

부천 하나원큐는 지난 13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청주 KB에 64-77로 졌다. ‘창단 첫 플레이오프’를 3전 전패로 마무리했다. ‘창단 첫 플레이오프 홈 경기 승리’ 역시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김정은은 2022~2023시즌 종료 후 FA가 됐다. 몸 상태가 좋지 않고 나이도 많았지만, 김정은의 인기는 시장에서 여전히 높았다. 공격과 수비 모두 리그 최상급이고, 라커 룸 리더로서의 역량도 갖췄기 때문.

그래서 김정은의 원 소속 구단인 아산 우리은행과 우리은행을 제외한 구단들이 김정은에게 러브 콜을 보냈다. 김정은은 고민했다. 고민의 시간은 꽤 길었다. 농구 인생의 갈림길에 다시 섰기 때문.

고민의 끝은 결국 선택이다. 김정은도 선택해야 했다. 계약 기간 2년에 2023~2024 연봉 총액 2억 5천만 원(연봉 : 2억 원, 수당 : 5천만 원)의 조건으로 부천 하나원큐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 친정 팀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로 했다.

김정은을 상대하는 팀 역시 “하나원큐의 전력이 확 좋아졌다. (김)정은이가 가세한 게 크다. 팀이 어려울 때, 정은이가 하는 게 많다. 정은이가 가세하면서, 신지현과 양인영의 부담도 많이 줄었다”며 하나원큐의 전력 변화를 경계했다.

하나원큐는 실제로 달라졌다. 2023~2024시즌 한때 3연승을 기록하기도 있다. 그리고 시즌 내내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4위를 유지했다. 그리고 부산 BNK와 정규리그 마지막 맞대결에서 승리. ‘창단 첫 플레이오프’를 확정했다.

김정은은 자신의 몫을 모두 해냈다. 아니. 그 이상으로 해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마찬가지. 2경기 평균 32분 49초 동안 16.0점 7.5리바운드 2스틸에 1.5개의 어시스트와 1개의 블록슛으로 맹활약했다. 그리고 하나원큐 소속으로는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홈 경기를 치른다.

김정은은 첫 슛을 놓쳤다. 그렇지만 볼 없는 움직임 이후, 왼쪽 윙에서 노 마크 찬스를 얻었다. 그리고 첫 번째 3점슛을 성공. ‘창단 첫 플레이오프 홈 경기’를 응원하러 온 팬들에게 큰 환호를 받았다.

또, 김정은은 자리 싸움과 점프로 동료들의 리바운드를 도왔다. 또, 양인영(184cm, F)과 함께 박지수(196cm, C)의 공격 리바운드를 저지했다. 팀의 세컨드 찬스를 만듬과 동시에, 상대의 세컨드 찬스를 허락하지 않았다.

동시에, 김정은은 슈팅 감각을 유지했다. 박지수와 1대1에서 에어 볼을 날렸지만, 정예림(175cm, G)의 공격 리바운드를 3점으로 마무리. 덕분에, 하나원큐는 1쿼터 종료 2분 3초 전 14-9까지 앞섰다.

그렇지만 하나원큐의 외곽 수비가 흐트러졌다. 특히, KB 1옵션 외곽 자원인 강이슬(180cm, F)을 막지 못했다. 2쿼터 시작 57초 만에 강이슬에게 3점 3개를 허용. 14-20으로 밀렸다. 김정은의 노력도 빛을 잃었다.

하지만 김정은은 KB 수비 진영을 집요하게 파고 들었다. 돌파로 박지수를 자신에게 붙인 후, 박지수의 반대편에서 잘라들어오는 신지현(174cm, G)에게 패스. 신지현의 왼손 레이업을 도와줬다. 20-26으로 밀리고 있던 하나원큐는 22-26으로 KB를 쫓았다.

추격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강이슬한테 또 한 번 3점을 맞았다. 볼이 데드될 때, 김정은이 선수들을 하나로 모았다. 다음 공격에서 크로스 패스. 신지현의 슈팅 찬스를 창출했다. 그 후에는 KB의 팀 파울을 활용. 자유투를 얻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원큐는 25-33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하지만 김정은은 다시 한 번 힘을 냈다. 오른쪽 코너를 파고 들어 박지수를 자신에게 붙인 후, 킥 아웃 패스. 그 볼이 김시온(175cm, G)의 3점으로 연결됐다. 그리고 정예림이 다음 공격에서 3점. 하나원큐는 31-33으로 KB를 위협했다.

그러나 하나원큐는 박지수를 제어하지 못했다. 박지수의 지속적인 1대1에 점수 허용. 3쿼터 종료 5분 32초 전 33-40으로 밀렸다. 김도완 하나원큐 감독은 후반전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사용했다.

김정은은 타임 아웃 후 득점을 신경 썼다. 자신의 몸을 강이슬에게 붙인 후, 한 발 물러나 점퍼 시도. 강이슬의 손 동작을 이용해, 파울 자유투를 얻었다.

하지만 김정은의 자유투 2개 모두 림을 외면했다. 하나원큐는 그 후 박지수한테 겉잡을 수 없이 흔들렸다. 41-54로 3쿼터 종료. 패색이 짙어졌다.

팀의 미래로 꼽히는 정예림이 4쿼터 시작 2분 5초 동안 3점 2개를 넣었다. 패색이 짙었던 하나원큐는 49-59로 KB와 간격을 좁혔다. 팀 내 최고참인 김정은은 동생의 활약에 힘을 내는 듯했다.

경기 종료 17초 전 마지막 득점을 해냈다. 그리고 경기 종료 부저가 울릴 때, 김정은은 코트에 주저앉았다. 동료들의 부축에 힘겹게 일어났다. 아무 일 없다는 듯 상대 선수와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그리고 홈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팬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팬들은 김정은의 최선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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