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내 이슬람 테러'… 가자 전쟁 이후 위험성 증가

가지지구 전쟁 이후 테러 위협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유엔 보안 요원들이 지난 2015년 12월10일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유엔 유럽 본부 밖에서 경비를 서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가자지구 전쟁 이후 유럽에 대한 테러 위협이 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이슬람국가(IS) 세력의 후신인 이슬람 국가 호라산과 이란, 헤즈볼라, 하마스 등 중동 각지의 세력들이 유럽에 대한 테러 위협을 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오스트리아와 보스니아에서 소총과 권총 등으로 무장한 아프가니스탄 및 시리아 난민 그룹이 적발됐다. 이들의 휴대폰에는 유럽 내 유대인 및 이스라엘 표적 사진이 있었으며 이는 이들이 가자 전쟁을 계기로 테러를 모의했음을 시사한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기간에는 독일 쾰른 대성당과 오스트리아 빈 성 슈테판 대성당 공격을 모의한 타지크인 단체가 체포됐다. 두 성당은 크리스마스에 수백명의 방문객들로 가득 차는 곳이다.

지난 11일 이탈리아 당국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알아크사 순교자연대 소속의 팔레스타인 주민 3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유럽 내 민간 및 군사 시설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015년 유럽에서는 이슬람국가(IS)가 주도하는 테러가 기승을 부렸다. 하지만 최근의 테러 위협은 IS에 국한되지 않는다. 독일 국내정보기관인 연방헌법보호국은 "지난해 말 가자 전쟁으로 인해 유럽 내 모든 유대교 및 유대인 기관이 공격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독일 경찰이 전국적으로 하마스 관련자들을 단속했다. 독일과 네덜란드 수사 당국은 하마스로부터 비밀무기고에서 무기를 확보해 베를린 등 서유럽 각지의 유대 표적을 공격하라는 지령을 받은 4명을 체포했다. 독일 검찰은 하마스 해외 공작원들이 몇 년 전 유럽 곳곳의 땅속에 무기를 묻었다고 설명했다. 독일 보안 당국자들은 하마스, 헤즈볼라 및 유럽 내 관련 조직들이 가자 전쟁을 이용해 선전과 조직원 확보, 자금모금 등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에서 하마스 및 헤즈볼라에 기부하는 사람들이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급증했다는 것이다.

또 한동안 유럽에서 자금 확보와 공작원 안전 가옥 설치에 주력하던 하마스와 헤즈볼라가 최근 유럽에서 유대 및 이스라엘 관련 표적에 대한 암살과 사보타지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고 독일 당국자들이 밝혔다. 이어 타지크인들이 체포되면서 이란과 대리 세력들이 난민 경로를 통해 침투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지난해 EU 회원국 전체에 대한 난민 신청이 2015년 이래 가장 많은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독일 당국이 함부르크의 이슬람 센터 등 여러 기관을 헤즈볼라 지원 혐의로 수색했다. 이슬람 센터는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이란 선전도구다. 최근 몇 년 새 유럽 각지에서 이란 이슬람혁명군이 난민을 위장해 파견한 간첩 여러 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모두 이스라엘 및 유대교 관련 인사 암살을 위해 정보를 수집한 혐의로 검거됐다.

차화진 기자 hj.cha9@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