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S] 천재적인 창의성, 정상일까요 병일까요

김선 기자 2024. 3. 1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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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을 두고 정상적인 것인가 병리적인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창의성과 정신장애의 유전변이를 규명했다.

명 교수는 "창의성에 대한 분자생물학적인 원인을 찾아냈을 뿐만 아니라 창의성과 많은 유전변이를 공유하는 정신장애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연구결과"라며 "향후 정신장애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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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공동 연구팀, 창의성-정신장애 간 유전 연구
창의성-우울증, 96% 유전변이 공유
"검사결과로 개인의 창의성 예측은 불가"
천재 화가로 알려진 빈센트 반 고흐 등의 화가들이 실제로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창의성과 정신장애의 유전변이를 규명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창의성을 두고 정상적인 것인가 병리적인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창의성과 정신장애의 유전변이를 규명했다.

창의성은 새로운 생각이나 개념을 발견하거나 기존에 있던 생각과 개념들을 조합해 새로운 무언가를 생각해내는 능력으로 예술, 건축, 과학 등 독창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수많은 직업군에서 반드시 필요한 역량으로 꼽힌다.

이러한 창의성은 정신장애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 고흐처럼 역사적으로 천재로 불리는 과학자나 예술가의 상당수가 정신질환을 겪었다는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여러 관찰 연구에서 예술가 집안에서 우울증이나 양극성장애가 흔하다는 점이 보고된 바 있다.

명우재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원홍희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삼성서울병원 교수 공동 연구팀(김혜진·안예은·윤주현 연구원)은 창의성과 정신장애 간의 유전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4일 발혔다.

연구팀은 창의성과 정신장애의 유전적 조성을 규명하기 위해서 영국 바이오뱅크에 참가한 유럽인 24만여명의 351개의 직업에 기계학습 기법을 적용해 얼마나 창의적인 직업에 종사했는지를 수치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장유전체연관성분석을 포함한 다양한 유전체 연구를 실시한 결과, 직업에 기반한 창의성 점수와 연관된 25개의 유전변이를 발굴했으며 관련 변이들이 뇌 조직 중 특히 해마와 대뇌 피질 발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

주목할 만한 성과는 창의성과 정신장애의 복잡한 연관성을 유전체 수준에서 밝혀냈다는 점이다. 창의성과 연관이 있는 유전변이의 상당 부분이 실제로도 정신장애와 연관성을 보였다. 대표적으로 창의성과 우울증은 서로 96%의 유전변이를 공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해당 유전변이가 창의성과 정신장애에 항상 같은 방향으로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점은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히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더 창의적이라거나 창의적인 사람들이 정신장애에 취약하다는 속설과는 다른 결과로, 같은 유전변이가 개인별로 다르게 작용하는 기전을 밝힌다면 창의성뿐만 아니라 정신장애의 유전적인 이해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진 유전적인 요인을 통해 전체 창의성의 약 7.5% 수준을 설명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개인의 창의성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명 교수는 "창의성에 대한 분자생물학적인 원인을 찾아냈을 뿐만 아니라 창의성과 많은 유전변이를 공유하는 정신장애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연구결과"라며 "향후 정신장애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 기자 sun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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