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더 내" vs "못 내"… KT 사옥 공사비 갈등 폭발

김창성 기자 2024. 3. 14.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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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체 쌍용건설과 이동통신사 KT가 사옥 건립 과정에 공사비 폭등 문제로 대립하고 있다.

KT 판교 사옥을 지은 쌍용건설이 고금리와 자재가격 인상 여파로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서다.

앞서 쌍용건설은 2020년 KT 판교 신사옥 건립 공사를 사업비 967억원에 수주했다.

쌍용건설은 KT 판교 신사옥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며 지난 12일 KT 광화문지사 앞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KT의 대화 요청에 잠정 연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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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 KT 판교사옥 완공 후 자재가격 인상 등 171억원 손해 주장
KT, '물가 변동 배제 특약' 내세워 증액 거부… 소송 우려 속 협상 재개
쌍용건설과 KT가 KT 판교사옥 건립에 들어간 공사비 증액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 사진은 쌍용건설이 지난해 10월 KT 판교사옥 앞에서 이와 관련된 규탄 집회를 열었던 모습. /사진 제공=쌍용건설
건설업체 쌍용건설과 이동통신사 KT가 사옥 건립 과정에 공사비 폭등 문제로 대립하고 있다. KT 판교 사옥을 지은 쌍용건설이 고금리와 자재가격 인상 여파로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서다. 갈등 여파는 소송까지 확대될 조짐이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KT 판교 신사옥 건립 공사에서 171억원(부가세 포함)의 손해를 입었다. 앞서 쌍용건설은 2020년 KT 판교 신사옥 건립 공사를 사업비 967억원에 수주했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며 건설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었다. 자재 반입 지연과 노조 파업, 철근·콘크리트 공사 중단 등 추가 악재까지 더해졌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4월 지하 4층~지상 12층 규모로 건물을 완공했지만 하도급 재입찰은 기본이고 원가보다 200% 이상 상승된 하도급 계약 사례도 발생하는 등 171억원의 비용이 초과 투입돼 경영상의 어려움이 초래됐다고 주장했다. KT는 '물가 변동 배제 특약'을 이유로 공사비 인상을 거부했다.

KT 측은 "계약서에 '물가 변동이 있더라도 계약 금액을 조정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공사비 추가 인상이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쌍용건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물가 배제 특약은 불공정 독소 조항으로 관례였다"며 "2020년 수주 계약 당시에는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코로나19와 전쟁은 예측할 수 없는 국제 정세의 급변"이라고 주장했다.

쌍용건설은 KT 판교 신사옥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며 지난 12일 KT 광화문지사 앞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KT의 대화 요청에 잠정 연기한 상태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 건설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불가피하게 감당할 수 없는 공사비 인상이 이뤄져 최악의 경우에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KT가 협상의 문을 연 만큼 대화로 해결할 수 있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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