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전쟁’ 흥행에… 左도 右도 ‘다큐 전쟁’
이승만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의 흥행 성공에 이어 정치·사회적 발언을 담은 다큐가 잇따라 개봉한다. 올해는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이며, 4월에는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는다. 4년 만에 열리는 총선은 정치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제주 4·3 사건 추모일도 돌아온다. 이 같은 일정이 겹치며 수년래 보기 드문 ‘다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다큐 개봉은 4월 전후에 몰려있다. 세월호 참사 유족이 만들었거나 출연하는 다큐는 2편 나온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은 세월호 유족, 씨랜드 화재 참사(1999년 6월) 유족,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2003년 2월) 유족, 이한열 열사의 모친 고(故) 배은심씨 등의 인터뷰로 이뤄졌다. 5·18 민주화 운동 유족, 이태원 참사 유족, 고 김용균씨의 죽음도 언급하며 ‘사회적 참사 피해자들 간의 연대’를 강조했다. 세월호 유족이 감독한 작품도 있다.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딸을 잃은 문종택씨가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활동을 영상 5000개에 담은 ‘바람의 세월’이다. 배급사 시네마달은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의 10년을 피해자 가족들 스스로가 전해 한층 뜻깊은 작품”이라고 밝혔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 다큐도 나섰다. 지난 1월 ‘길위에 김대중’에 이어 또 다른 김대중 다큐인 ‘다시 김대중-함께 합시다’가 오는 28일 공개된다. 함세웅 신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배우 문성근씨가 출연해 김 전 대통령의 민주화 투쟁을 회고한다. 지난해 5월 개봉한 다큐 ‘문재인입니다’는 ‘13일부터 IPTV·VOD 서비스를 시작한다’며 다시 홍보에 들어갔다. 2년 전 만들어진 제주 4·3 수형인들의 증언기 ‘돌들이 말할 때까지’도 내달 전국 개봉한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다큐도 제작을 서두르고 있다. ‘별들의 고향’의 이장호 감독이 만드는 ‘하보우만의 약속’은 이달 초 마포구 박정희대통령기념관에서 촬영을 진행했으며, 목표 개봉 시기를 내년 봄에서 5월로 당겼다. 가수 김흥국이 제작사를 설립해 내놓는 박정희 전 대통령·육영수 여사 다큐도 상당 부분 진행됐다. 김흥국씨는 본지 통화에서 “이미 만들어진 분량이 많아 올여름 바로 선보이려 한다”고 말했다. 배우 임동진이 재연 배우로 출연한 이승만 다큐 ‘기적의 시작’을 만든 권순도 감독은 후속작 격인 ‘북진 통일(가제)’을 이른 시일 내에 발표할 예정이다. 권 감독은 “이승만 대통령과 6·25의 숨겨진 비화를 담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4월에 역사적 사건이 많다고 해도 다큐가 유독 몰리는 것은 이례적이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최근 3년간 3·4월 개봉한 정치·사회 다큐는 2021년 2편, 2023년 1편뿐이었다. 2022년은 한 편도 없었다. 영화 관계자들은 제작비 3억원으로 매출 106억원을 올린 ‘건국전쟁’(누적 관객 114만명)의 성공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다큐 고정 관객층이 확인되자 제작사에서 공개를 서두르고 영화관도 대관에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CGV 관계자는 “최근 다큐를 극장에서 본 관객들의 호응이 지속되고 있다”며 “앞으로 다큐 관람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대형 배급사 관계자는 “최근 여러 제작사에서 다큐 배급 제의가 들어왔다”며 “작품성과 시장성을 고려해 배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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