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열의 Echo]잡스가 그때 GM CEO를 맡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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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는 2007년 인류 역사상 최고의 혁신제품 중 하나인 아이폰을 출시,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혁명을 일으키며 혁신의 아이콘이라 불렸다.
그가 GM의 CEO를 맡는다면 '아이카'라는 새로운 개념의 자동차를 개발, GM을 살릴 수 있다고 프리드먼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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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는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 GM이 파산 위기에 몰렸다. 출범을 앞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GM에 막대한 구제금융을 투입하면서 과연 누구에게 'GM 살리기'의 대임을 맡겨야 할지에 관심이 쏠렸다. 잭 웰치, 카를로스 곤 등 전설적 경영자들이 자천타천 GM의 새로운 CEO(최고경영자) 후보로 거론됐다. 뉴욕타임스의 저명한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자신의 칼럼을 통해 "GM은 스티브 잡스를 새로운 CEO로 데려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잡스는 2007년 인류 역사상 최고의 혁신제품 중 하나인 아이폰을 출시,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혁명을 일으키며 혁신의 아이콘이라 불렸다. 그가 GM의 CEO를 맡는다면 '아이카'라는 새로운 개념의 자동차를 개발, GM을 살릴 수 있다고 프리드먼은 전망했다.
그러나 당시까지 잡스가 아이카 개발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었다. 하지만 애플 충성고객인 '애플빠'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도 잡스의 혁신 DNA를 자극할 다음 혁신제품이 '바퀴 달린 아이폰'(자동차)이 되길 진심으로 바랐다.
# 애플은 지난달 애플카 포기를 전격적으로 선언했다. 애플카 개발을 담당해온 스페셜프로젝트그룹 임직원 2000여명에게 애플카 프로젝트 중단을 공지했다. 잡스의 바통을 이어받은 팀 쿡 CEO가 2014년 차세대 사업인 '타이탄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개발에 시동을 건 지 10년 만이다. 그동안 무려 10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애플카 프로젝트가 결국 꿈으로 끝나버린 것이다.
애플이 원하는 수준의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을 위한 기술장벽이 예상보다 높았던 것이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인 원인은 오픈AI의 생성형 AI 챗GPT가 불을 댕긴 AI 시장경쟁에서 영원히 뒤처질 수 있다는 애플의 위기감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픈AI에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나 제미나이를 앞세운 구글 등 다른 빅테크들은 공격적 투자를 통해 AI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반면 애플은 그동안 AI사업 비전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해 투자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해 7월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3조달러를 돌파한 애플이 현재는 숙적 마이크로소프트에 시총 1위 자리를 내어준 결정적 이유다.
# 혁신의 대명사로 꼽히는 애플이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스마트폰 혁명의 막이 오른 지 벌써 17년째다. 당연히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은 예전만 못하지만 2024회계연도 1분기(2023년 10~12월) 기준 애플의 매출총이익률은 여전히 45.9%에 달한다. 잡스의 유산이 안겨주는 이런 달콤한 현실에 안주하다 보니 '혁신이 사라졌다'는 지속적인 경고에도 애플이 시장과 기술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래기술 전쟁의 승부처로 부상한 AI 시장에서 애플이 현재 직면한 초라한 존재감이 이를 방증한다.
아이폰 등 성공신화를 통해 축적한 세계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력, 200조원 이상의 현금보유액 등 막강한 자산이 언제든 경쟁사를 압도할 수 있다는 자만심과 오만함으로 이어져 오히려 독이 됐다는 지적도 있다.
시장에서도 영원한 건 절대 없다. 그 어떤 기업이라도 현실에 안주하는 순간 도태가 시작된다. 애플에 앞서 세계 휴대폰시장을 지배한 핀란드 노키아의 몰락이 대표적인 예다. 노키아는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40%를 넘는 압도적 점유율로 1998년부터 13년간 절대강자로 군림했다. 그러나 '넘사벽' 노키아도 애플 아이폰이 촉발한 스마트폰 혁명을 외면하다 순식간에 무대 뒤로 사라졌다.
삼성 갤럭시가 애플과 경쟁하고 있지만 애플의 위기는 우리에게 마냥 달가운 소식만은 아니다. 애플에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기업들이 적지 않아서다. 팀 쿡이 자기 말대로 하반기 AI분야에서 반전의 카드를 내놓으며 애플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송정열 디지털뉴스부장 겸 콘텐츠총괄 song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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