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의원이 되는 새로운 길 ‘대장동 변호사’
이재명 대표와 정진상·김용 사건의 변호사들이 민주당에서 속속 국회의원 공천을 받고 있다. 당 법률위원장으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전반을 관리해온 양부남 변호사는 광주 서을에서, 이 대표의 대장동 사건에 입회한 박균택 변호사는 광주 광산갑에서 각각 공천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공천과 당선이 같은 지역이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사건을 맡은 김기표 변호사,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변호를 맡은 이건태·김동아 변호사도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 공천을 받았다.
김동아 변호사 공천은 대장동 변호사 공천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준다. 김 변호사는 당초 비이재명계 의원 지역구인 경기 평택갑에 공천을 신청했다. 그러다 ‘친명 자객 공천’ 논란이 일자 갑자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런데 3일 후 돌연 ‘45세 미만 청년 전략지역구’로 선정된 서울 서대문갑에 공천을 신청했다. 여기서 김 변호사 포함 5명을 상대로 공개 오디션을 실시해 경선에 나갈 3명을 선발했는데 김 변호사는 탈락했다. 그런데 이 결정은 하루 만에 당 최고위에서 뒤집혔다. 여성 단체가 민주당 공천자 중 7명이 ‘안희정 성폭력 사건’ 2차 가해자라며 공천 철회를 요청했는데, 오디션을 통과한 3명 중 1명이 포함됐다는 이유였다. 여성 단체가 지목한 7명 중 나머지 6명은 공천이 그대로 유지됐는데, 오직 김 변호사와 경쟁한 사람만 공천 배제 불이익을 받았다. 그를 대신해 김 변호사가 경선에 올랐다. 이 경우 100% 중앙위원 투표로 공천자를 결정한다. 그런데 민주당은 이 규정을 권리당원 투표 70%, 지역 유권자 투표 30%로 바꿨다. 이 대표 강성 지지자가 많은 권리당원이 포함돼 김 변호사에게 유리해졌다. 김 변호사는 결과적으로 지역구 변경, 경쟁 후보 배제, 경선 룰 변경 등 3단계 ‘특혜’를 거쳐 공천을 받았다.
민주당 경선 투표는 당원 50%, 지역 유권자 50%가 원칙이다. 하지만 대장동 변호사가 나선 지역구에서는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양 변호사도 3인 경선을 했는데, 여기서는 당원을 제외한 100% 국민 경선 방식이었다. 당내 조직력이 약한 양부남 변호사에게 유리하게 룰을 바꿨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금 민주당에 공정과 투명을 요구하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라고는 해도, 대장동 변호사들은 해도 너무 한 특혜를 받아 국회의원이 되고 있다. 마치 국회의원이 되는 새로운 길이 열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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