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휴일에 대형 마트 영업하니 시장도 활성화
서울 동대문구가 재래시장, 유통 업계와 상생 협약을 맺고 휴무일 변경에 합의해 대형 마트 일요일 영업을 허용했더니 인근 재래시장 매출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마트에 쇼핑하러 갔다가 인근 시장에 들러 장도 보고 근처 음식점에서 식사도 하는 등 유동 인구가 늘었다. 전체 상권 활성화에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이다. 작년 2월 대구시가 전국 최초로 대형 마트 휴업일을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바꾼 이후 6개월간 인근 소매업 매출이 20% 가까이 늘어났다고 한다. 서로 좋아지는 효과가 확인되자 청주시와 서울 서초구·동대문구, 부산광역시 등도 대형 마트 의무 휴업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재래시장 살리기를 위한 법 규제가 도입되면서 대형 마트는 매달 공휴일 이틀 문을 닫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법 시행 10년이 넘도록 재래시장은 살아나지 않았다. 오히려 소비자 불편만 커지고 온라인 유통 업체에 유리한 환경이 되면서 대형 마트와 재래시장의 동반 하락을 앞당겼다. 현재 온라인 유통 업체는 24시간 무제한 배송을 허용하는 반면, 대형 마트는 월 2회 의무 휴업일이나 영업 제한 시간(밤 12시~오전 10시)에는 매장 제품을 온라인으로 배송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는다.
재래시장 보호를 위해 만든 규제로 정작 혜택 본 것은 시장 상인이 아닌 온라인 유통 업체다. 국내 1위 유통 업체가 오프라인 유통 기업에서 온라인 유통 기업으로 바뀌었다. 이제는 알리, 테무 같은 중국 온라인 유통 업체들도 국내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알리는 최근 국내 식품 대기업도 속속 입점시키고 딸기, 토마토 등 신선 식품까지 판매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유통 경계도, 국내외 유통 경계도 없어지는 판에 대형 마트만 규제하는 유통산업발전법은 실효성부터 의문스럽다. 법 개정안을 제출했지만 민주당이 대기업만 유리하다는 논리로 반대해 국회에서 자동 폐기될 처지다. 정치권이 ‘재래시장 대 대형 마트’라는 시대착오적 논리에 사로잡힌 사이에 재래시장을 포함한 국내 유통 산업 전체가 경쟁력을 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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