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대 교수 집단행동, 제자 앞서 환자 고통 헤아려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국 의대 교수들이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부산대 울산대 서울대 등 전국 19개 의과대학 교수들이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15일까지 의대 교수직 사직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의대 교수 사직이 실행에 옮겨질 가능성 때문에 환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미 필수의료 수가 인상, 의료사고 특례법 제정, 전공의 근무 여건 개선, 국립의대 교수 증원 등을 약속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혼란 증폭 말고 정부와 대화 재개를
전국 의대 교수들이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부산대 울산대 서울대 등 전국 19개 의과대학 교수들이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15일까지 의대 교수직 사직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을 저지하고 전공의들에 대한 사법 조치와 의대생 휴학 및 유급 사태를 막겠다는 명분이다. 이미 각 의과대학 단위의 비대위 구성과 사직 결의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20일부터 3주째 이어지는 전공의 이탈, 전임의 계약 포기에 이어 마지막 보루였던 의대 교수마저 떠나면 병원은 진짜 진료 공백 상태에 빠진다. 의대 교수 사직이 실행에 옮겨질 가능성 때문에 환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상당수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 병원 이탈 후 중재자를 자임하며 사태를 관망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같은 의사라도 개업의와는 의사 부족 사태에 관한 체감도와 기타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병원 복귀를 거부하는 전공의들에게 행정 처분이 임박해가고 동맹 휴학과 수업 거부에 돌입한 의대생들도 대규모 유급이 현실화하자 강경해지기 시작했다. 대학마다 결은 다르지만 결국 핵심은 하나다. 정부의 증원 계획을 백지화 하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대화협의체를 구성하자면서도 증원 논의를 1년 유예하자거나 해외에 맡겨 결정하자는 황당한 제안이 나온다. 이들은 제자들이 피해를 보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태세다. 국민을 상대로 한 협박이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경위를 복기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어제 오늘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다. 그동안 정부와 의사단체가 수십 차례 만나 논의를 거쳤다. 2000명이라는 숫자는 그렇다 쳐도 증원의 필요성 만큼은 의사들도 인정한다. 각 의대에서 취합한 증원 요청 규모는 지난해 11월 1차 조사에서 2800명, 최근 2차 조사에서 3400명이다. 대화를 거부하고 병원을 박차고 나간 건 의사들이다. 여기에 의대 교수들까지 합세하는 건 결코 교육자 자세라고 볼 수 없다. 억지를 부리는 쪽이 정부인지 의사들인지 국민은 냉정하게 지켜보고 있다.
전공의에다 교수마저 떠나면 병원은 그야말로 의료 붕괴로 이어진다. 정부가 군의관과 공보의를 투입하고 공공병원 지원과 역할을 확대하지만, 중증 혹은 응급환자의 수술이나 처치 시기를 놓쳐 생명을 잃는 사고가 안 생긴다는 보장이 없다. 이것이 의대 교수들이 바라는 상황은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 정부는 이미 필수의료 수가 인상, 의료사고 특례법 제정, 전공의 근무 여건 개선, 국립의대 교수 증원 등을 약속했다. 부족하다면 더 요구하고 대안을 내놓으면 된다. 다만, 이 모든 논의는 파업이나 사표가 아니라 대화 테이블에서 가능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증원 규모를 포함한 의료 개혁을 원칙대로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 정부도 의사들에게 퇴로를 열어주는 유연함을 보여야 한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