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총선 로고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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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을 앞두고 출마자들이 로고송 제작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로고송은 선거 운동의 꽃이다.
우리나라 선거 로고송 시초는 1960년 4대 대통령 선거 때 불린 영화 '유정천리' 주제가라고 한다.
로고송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995년 지방선거에서 확성기 사용이 가능해지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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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을 앞두고 출마자들이 로고송 제작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로고송은 선거 운동의 꽃이다. 흥겨운 멜로디에 귀에 익은 노랫말을 반복적으로 듣다 보면 유권자들은 절로 흥얼거리며 후보자를 떠올린다. 유쾌한 음악과 후보자의 특징을 잘 표현한 가사가 뇌리에 박히기 때문이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노랫말이 든 곡을 로고송으로 쓰는 이유다. 때로는 백마디 말이나 그럴싸한 공약보다 표심을 자극할 수 있다.
우리나라 선거 로고송 시초는 1960년 4대 대통령 선거 때 불린 영화 ‘유정천리’ 주제가라고 한다. 민주당 조병옥 후보가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갑자기 사망하자, 지지자들이 “가련다 떠나련다 해공 선생 뒤를 따라(중략) 춘삼월 십오일 조기 선거가 웬 말이냐”며 개사해 불렀다.
로고송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995년 지방선거에서 확성기 사용이 가능해지면서다. 1997년 15대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가 ‘DOC와 춤을’이란 곡을 ‘DJ와 춤을’로 개사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 노래를 통해 70대 후보와 젊은 유권자 간 간극을 줄일 수 있었다. 2002년 16대 대선에선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오 필승 코리아’를 ‘오 필승 노무현’으로 바꿔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여운이 남아 있을 때였다.
2000년대 들어서는 트로트가 선거 로고송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멜로디가 단순하고 쉬우면서 다양한 연령층에게 친숙하기 때문이다. 박상철의 ‘무조건’과 박현빈의 ‘빠라빠라’는 선거철마다 후보들이 탐내는 곡이다.
로고송은 유세 현장 분위기를 띄우는 효과도 있지만 역효과도 만만치 않다. 볼륨을 높인 확성기로 틀어대는 로고송은 소음으로 느껴져 민원을 유발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사회 분위기가 어두웠던 2020년 총선 당시에는 여야 모두 시끄러운 노래나 율동을 자제하면서 오히려 로고송이 그립다는 말도 나왔다.
4·10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은 가수 김호중의 ‘너나 나나’, 방송인 이이경의 ‘칼퇴근’ 등 2곡을 개사해 선거 운동에 사용키로 했다. 각각 ‘너나 나나 국민의힘’, ‘퇴근 퇴근 퇴근 퇴근하고 싶어요. 2번 2번 2번 너무 좋아요’라는 가사가 반복돼 당명과 기호를 강조한다. 더불어민주당도 조만간 트로트곡을 중심으로 로고송을 선정해서 발표하기로 했다.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로고송도 좋지만 여야는 어떤 공약으로 유권자를 설득할 지 신경써야 할 때다.
이은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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