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부인 "푸틴, 정치인 아닌 조폭…남편 살해 지시"

이윤희 특파원 2024. 3. 14.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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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감옥에서 돌연 사망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배우자인 율리야 나발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남편의 살해를 지시했다며 마피아(조폭) 두목에 비유했다.

나발나야는 "러시아 대통령 선거 한 달 전인 2월16일 내 남편 나발니는 푸틴의 직접적인 명령으로 감옥에서 살해당했다"고 글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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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기고…푸틴 합법적 지도자로 보는 시선 비판
"마피아 두목으로 봐야 푸틴 정권 종말 앞당겨"
푸틴 돈줄 차단 제안…"돈 뺏으면 충성심 잃어"
[뮌헨=AP/뉴시스]시베리아 감옥에서 돌연 사망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배우자인 율리야 나발나는 13일(현지시각) 미 워싱턴포스트(WP)에 '푸틴은 정치인이 아니라 조폭(gangster)이다'는 글을 기고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남편의 살해를 직접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나발나야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안보회의에 참석해 나발니 사망 소식 관련 발언 하고 있는 모습. 2024.03.14.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시베리아 감옥에서 돌연 사망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배우자인 율리야 나발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남편의 살해를 지시했다며 마피아(조폭) 두목에 비유했다.

나발나야는 13일(현지시각) 미 워싱턴포스트(WP)에 '푸틴은 정치인이 아니라 조폭(gangster)이다'는 글을 기고했다.

나발나야는 "러시아 대통령 선거 한 달 전인 2월16일 내 남편 나발니는 푸틴의 직접적인 명령으로 감옥에서 살해당했다"고 글을 시작했다.

그는 "나는 결코 정치인이 되길 원하지 않았고 연단에서 연설하거나 국제적인 언론에 글을 쓰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나 푸틴은 내게 다른 선택지를 주지 않았다"며 "나발니가 수년간 말하려고 했던 몇몇 중요한 얘기를 들려주겠다"고 했다.

나발나야는 서방의 많은 이들이 푸틴 대통령을 합법적인 지도자로 생각하는 점을 언급하며 "이는 커다란 실수로 새로운 실수를 낳고 푸틴이 상대방을 계속해서 속이는 것을 돕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푸틴은 정치인이 아니라 조폭이다. 나발니가 러시아에서 유명해지고 푸틴으로부터 미움을 받은 것은 투쟁 초기부터 푸틴과 그 세력들을 오로지 자신들의 재산과 야망을 위해서만 권력을 장악해 사용하는 조폭집단이라고 공공연히 묘사했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푸틴을 마피아 두목으로 보라. 그러면 그를 처벌하고 그의 종말을 앞당기는 방법을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발나야는 범죄조직에서는 지위가 매우 중요하다며 서방의 민주국가들이 푸틴 대통령을 합법적인 지도자로 보고있는 상황을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러시아 대선이 푸틴 정권의 종말로 이어지긴 어렵더라도, 시민사회와 푸틴의 세력, 전세계에 러시아가 경멸과 비난을 받는 이에 의해 통치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뉴시스] 시베리아 감옥에서 돌연 사망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배우자인 율리야 나발나는 13일(현지시각) 미 워싱턴포스트(WP)에 '푸틴은 정치인이 아니라 조폭(gangster)이다'는 글을 기고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남편의 살해를 직접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2024.03.14. *재판매 및 DB 금지

서방세계가 푸틴 대통령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그와 주변인들을 자금줄을 정면으로 겨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나발나야는 "푸틴을 진정으로 상처입힐 수 있는 한가지는 수입을 줄이는 것 뿐이다. 현시점에서 바로 그를 겨냥하는 것은 어렵더라도 그의 주변인(inner circle), 대리인들 그리고 결정권자들이 부당하게 얻은 이익을 박탈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폭 집단에서 돈을 빼앗으면 그들은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을 잃을 것이다"며 푸틴과 주변인들에 대한 제재를 최대한 확대해 내부 분열의 토대를 마련하면 궁극적으로 정권의 종말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방세계는 푸틴 대통령에 맞서는 일환으로 우크라이나를 전폭 지원하고 있으나 "역사상 전쟁 패배가 독재자의 몰락으로 이어지지 않은 사례들이 있다"고 우려했다.

나발나야는 러시아에도 많은 이들이 푸틴 정권에 맞서고 있다며 향후 보복 위험을 감수하고도 남편의 장례식장에 수천명이 찾아왔다는 점을 언급했다.

나발니는 최근 러시아 대선에서 '푸틴에 맞서는 오후' 캠페인을 제안했다고도 소개했다. 어차피 조작될 투표 결과에 매달리는 대신, 푸틴에 반대하는 이들이 대선날인 17일 정오에 동시에 선거하러 나가 의지를 보여주자는 것이다.

나발나야는 끝으로 서방의 지도자들이 푸틴 정권에 맞서는 러시아 시민들을 도와줄 것을 요청하고 "세계는 푸틴이 그가 보여지기 원하는 모습이 아니라는 것은 마침내 깨달아야 한다. 그는 찬탈자, 폭군, 전쟁범죄자이고 살인자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ympath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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