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가는 두뇌로 만들어 드립니다”…아파트 커뮤니티까지 ‘들썩’

권선미 기자(arma@mk.co.kr), 최예빈 기자(yb12@mk.co.kr) 2024. 3. 14. 00: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커뮤니티 센터 입구에 'A아파트' 입주민을 위한 의대 진학 특별 강의 플래카드가 걸렸다.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의 한 북카페에서는 지난 12일 '의대정원 5000명 시대, 우리 아이에게 기회인가?'라는 제목으로 의대 진학 특강이 진행됐다.

심지어 '평범한 아이도 따라하면 의대가는 합격의 커리큘럼'이라며 '의대형 두뇌'를 만들어준다는 설명회를 여는 학원도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강남 단지 3차례 걸쳐 강연
주민들 초등학생 자녀와 참석
전문가 “상술 너무 지나쳐”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입시업계가 들썩이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최근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커뮤니티 센터 입구에 ‘A아파트’ 입주민을 위한 의대 진학 특별 강의 플래카드가 걸렸다. 플래카드에는 3회 강의료 10만원, 50명 선착순 모집으로 진행된다고 적혀 있었다. 1강은 지난 9일 ‘의대 진학 로드맵’, 2강은 오는 16일 ‘의대 진학 입시 전략’, 3강은 오는 23일 ‘의대 진학 자녀교육 노하우’로 구성됐다.

13일 본지 기자가 주관업체 측에 문의하자 “1차 강의에는 20여명의 학부모가 참여했고 초등학생 자녀를 데리고 온 부모들도 많았다”며 “2차 강의는 입시 전반, 3차 강의는 자녀교육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6일 ‘의사 인력 확대 방안 긴급 브리핑’을 열어 2025년부터 의과대학 정원을 2000명 증원한다고 발표했다. 의대 정원 확대가 기정사실화 되자, 학원가뿐만 아니라 아파트 단지와 인근 상가·북카페까지 들썩이고 있다.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의 한 북카페에서는 지난 12일 ‘의대정원 5000명 시대, 우리 아이에게 기회인가?’라는 제목으로 의대 진학 특강이 진행됐다. 중·고등생 아들 둘이 있다는 한 주부는 “학원 홍보인 줄 알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현 입시 상황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심지어 ‘평범한 아이도 따라하면 의대가는 합격의 커리큘럼’이라며 ‘의대형 두뇌’를 만들어준다는 설명회를 여는 학원도 있다. 이들은 오는 22일 한 상가 건물에서 설명회를 연다며, 참가 혜택으로 공부역량 검사와 1회 훈련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그러면서 “의대 합격생들의 공부 두뇌는 완전히 다르다”며 “누구나 제대로 훈련하면 의대형 공부 두뇌가 길러진다”고 주장했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이러한 현상은 교육을 인적 자본을 통한 부의 재생산으로만 보기 때문에 생긴다”고 꼬집었다. 의대를 가려는 목적이 환자 치료가 아닌, 안정적 고수익을 통한 부의 재생산 때문이란 것이다.

그러면서 “좋은 직업이 점차 사라지는 현 시대에 학부모들은 자녀를 의대에 보내 고수익을 얻게 하고 싶어하지만, 교육으로 의대에 보낸다는 건 보장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학원가를 넘어선 의대 입시 과열 현상은 단순 과열이 아닌 지나친 상술”이라고 지적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