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재산 기부 ‘김밥 할머니’ 별세…마지막 월세 보증금까지 나눴다
[앵커]
한평생 김밥 장사를 하며 모은 전 재산을 기부한 박춘자 할머니가 그제 세상을 떠났습니다.
나눔을 끊임없이 실천한 박 할머니가 가장 마지막으로 한 일은 자신의 월세집 보증금을 기부하는 것이었습니다.
여소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집안 사정이 어려워 10살 무렵 학교를 그만 둔 박춘자 할머니.
돈을 벌기 위해 매일 남한산성 길목에서 김밥을 팔았습니다.
[고 박춘자/2021년 KBS 인터뷰 : "(밤) 열두 시만 되면 차가 끊어져 버려요. 그 안에 팔아야지, 안 팔면 차를 못 타고 와요."]
그렇게 어렵게 모은 돈 3억 원은 사정이 어려운 아이들을 돕는 데 쓰였습니다.
[고 박춘자/2021년 KBS 인터뷰 : "이 세상에 그런(나 같은) 사람들이 한둘이겠어요? 내가 돈이라도 조금 주면 그 사람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예순 살 무렵엔 지적장애인 11명을 직접 돌보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사랑합니다.) 여기도 내 딸, 저기도 내 딸. 사랑하는 다 우리 딸이야."]
장애인 그룹홈 건립 기금 3억 원을 기부하는 등 나눔을 이어갔던 박 할머니.
'착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던 박 할머니는 자신이 살던 집의 월세 보증금 5천만 원까지 기부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최원석/초록우산재단 임팩트기금팀장 : "2019년도 정도쯤부터 건강이 좀 많이 안 좋아지셨어요. 혹시나 본인이 좀 생각을 하신 것 같아요. 학업을 못 받았던 친구들한테 기부를 원하셨고…."]
고인은 발인을 마치고 경기 안성추모공원에 안치됐습니다.
[고 박춘자/2021년 KBS 인터뷰 : "돈 둬서 뭐합니까, 죽어서 가져갑니까? 내가 돈이 있어서 나눠서 줬다, 얼마나 좋은데요. 하하하."]
KBS 뉴스 여소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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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연 기자 (ye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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