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뼈에 문신처럼 그리는 전자회로로 뇌 질환 치료한다
[앵커]
뇌에 칩을 심어 사람의 생각을 읽고 여러 뇌 질환을 치료하는 것, 그렇게 먼 미래의 기술은 아닙니다.
국내에서 부작용은 최소화하면서 뇌와 컴퓨터를 연결해 뇌 질환을 치료하는 기술이 개발됐는데요.
임하경 기자가 소개해 드립니다.
[기자]
인간의 뇌에 반도체 칩을 심고, 컴퓨터와 연결해 뇌파를 감지하는 BCI 기술.
뇌의 신호를 감지하는 신경 전극과 이 신호를 외부 기기로 송수신하는 전자회로가 기술의 핵심인데, 모두 딱딱한 금속 형태로 돼 있어서 뇌에 염증이나 감염을 일으키고 이물감을 주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뇌 조직과 유사한 부드러운 액체 금속을 활용해 머리카락보다 얇고 젤리처럼 말랑말랑한 신경 전극과 전자회로를 만들었습니다.
사람마다 두개골 모양과 뇌 이상 부위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연구진은 마치 문신을 새기는 것처럼 두개골에 전자회로를 그리는 방법을 고안해 냈습니다.
두개골 자체가 전자회로가 되는 겁니다.
전자회로에는 무선통신 칩이 있어서 신경 전극의 신호를 블루투스 형태로 받을 수 있습니다.
쥐를 활용한 동물실험에서는 뇌 손상 없이 8개월간 뇌 속 신호를 측정할 수 있었습니다.
<권용원 /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 "고체 금속 같은 경우에는 뇌에 삽입돼도 한 달이나 한 달 반 정도 신호가 읽히다가 안 읽히는 경우가 많은데, 액체 금속 같은 경우에는 뇌와 비슷한 특성 때문에 뇌에 삽입돼도 장기간 즉, 8달 동안 신호를 측정하는 게 가능했습니다."
부작용이 적고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어서 향후 뇌 질환 치료 가능성도 열렸다는 설명입니다.
<박장웅 /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IBS 나노의학연구단 연구위원)> "파킨슨병이나 치매, 우울증과 같은 질병을 뇌에 전기 자극을 줌으로써 치료하는 것까지 저희가 목표를 잡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향후 양장류 실험을 통해 전극의 성능과 안정성을 높여나갈 계획입니다.
연합뉴스TV 임하경입니다. (limhakyung@yna.co.kr)
[영상취재기자 : 양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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