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한국인 구금, 한국과 긴밀히 접촉…영사접견 검토"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브리핑서 발언
"구체적 혐의는 기밀… 알려줄 수 없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탈북민 구출활동을 하던 우리 국민 백모씨가 간첩혐의로 체포됐다는 보도가 나온 11일 백씨의 블라디보스토크 사업장 건물 앞에 현지인들이 모여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구금된 우리 국민 백모씨와 관련, 러시아 외무부가 "한국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으며 영사 접견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13일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서는 "기밀 사항이기 때문에 추가 정보를 알려줄 수 없다"며 답변을 거절했다.

앞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지난 1월 목사 백모씨를 전날 간첩 혐의로 체포했다. 이후 백씨는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구치소에 구금됐으며, 지역 법원은 지난 11일 백씨의 구금 기간을 오는 6월 15일까지로 연장했다. 백씨는 중국과 러시아를 오가며 선교활동을 하며 북한 탈북민 등을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민감한 혐의가 적용 되더라도 우리 국민을 추방하는 데 그쳤던 러시아가 ‘구금’이라는 초 강경수를 두자, 최근 악화된 양국 관계가 결정에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실제 자하로바 대변인은 이날 한국과 러시아 관계가 백씨 구금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암시했다. 그는 “양국이 어려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상호 존중하는 대화가 얼마나 잘 준비되어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모든 건 상호 존중 아래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각국의 헌신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이도훈 주러시아 대사는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을 만나 적극 협조를 요청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