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비명횡사의 밤···친문 전해철도 '하위 20%' 벽 못넘었다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으로 더불어민주당 현역의원 하위 10~20% 평가를 받아 감점 페널티를 감수하고 경선에 나선 의원들이 예외없이 고배를 마셨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최측근 법률대리를 맡는 등 이력이 있는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 일부는 공천을 확정받고 '올드보이'라 불리는 원로들이 귀환에 성공하는 등 대비된 장면이 연출됐다.
박범계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은 13일 밤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서울(1곳)·인천(2곳)·경기(5곳)·전북(4곳)·전남(5곳) 지역 17개 지역구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명단에 오른 현역 의원 18명 중 9명이 탈락했다. 공천을 확정 지은 의원은 5명이었고 4명은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됐다. 탈락자 9명을 포함해 현재까지 민주당 경선에서 총 37명의 현역의원이 탈락했다.
이날 발표에서 눈길을 끈 지역구 중 한 곳은 경기 안산갑이었다. 비명계 전해철 의원과 친명 인사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 붙은 곳이다. 양 전 상임위원은 전 의원을 향해 '수박(비명계 의원을 이르는 멸칭)의 뿌리요, 줄기요, 그 자체, 싸우러 간다'고 하는 등의 막말논란으로 3개월 당직 자격 정지 징계를 받는 등 이 곳에서 거세게 경쟁했다.
전 의원이 이날 경선에서 탈락한 것은 현역 평가 하위 20%에 든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전 의원은 3선 의원이자 친문(친문재인) 핵심인물로 꼽혀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이호철 전 민정수석과 함께 '3철'로 불리기도 했다. 전남 목포 출생으로 마산중앙고, 고려대 법학과를 나오고 29회 사법시험에 합격, 사법연수원 19기를 지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민정수석을 지냈고 문재인 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내는 등 입법부와 행정부 경험을 두루 갖춘 중진 의원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전 의원도 이번 공천 과정에서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에 들었음을 통보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밤 전 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한 것을 끝으로 '비명횡사'는 사실상 마침표를 찍게 됐다.
그동안 현역 평가 하위 10~20%를 받았다고 스스로 밝혔거나 알려진 비명계 의원들 중 경선을 최종 통과한 사례는 없었다. 박광온, 김한정, 박용진, 송갑석, 윤영찬 의원 등이 모두 경선에서 탈락했다. 4선의 홍영표 의원은 하위 10%를 통보받았음에도 경선 참여를 희망했지만 그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자 결국 민주당을 탈당했다. 하위 10~20% 해당자의 경우 경선 득표 수에서 20~30%가 깎인다. 감점 폭이 크다보니 정치권에서는 하위 10%나 20%에 포함되면 사실상 컷오프(공천 배제)된 것으로 본다.
이날 전 의원 외에도 국회 부의장까지 지낸 4선 중진 김상희 의원이 경기 부천병 경선에서 탈락해 충격을 줬다. 김상희 의원을 꺾은 것은 뇌물수수 혐의를 받아 재판 중인 정진상 전 이재명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의 변호를 맡았던 이건태 변호사다.
민주당을 탈당한 설훈 의원의 지역구 '경기 부천을' 경선에서는 김기표 변호사가 1위를 기록했다. 김기표 변호사는 이재명 대표의 측근이며 대선 예비 경선 자금 불법 수수 혐의를 받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변호를 맡았었다.
모경종 전 이재명 당대표 비서관도 인천 서구병에서 비명계 의원 신동근 의원을 꺾고 본선에 진출했다.
서울 노원갑은 노원 갑·을이 합구되면서 현역 의원끼리 붙어 관심이 모아졌던 곳이다. 우원식 의원이 고용진 의원을 이기고 본선에 가게 됐다.
이밖에 전남 여수을에서는 조계원 당 부대변인이 현역인 김회재 의원을 꺾고 후보로 확정됐다.
경기 평택시갑에서는 홍기원 의원이 임승근 민주당 한반도경제통일특위 부위원장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해 재선에 도전하게 됐다. 세명의 의원이 맞붙은 경기 부천시갑은 초선의원들 간 결선이 치러진다. 서영석 의원(경기 부천시정)과 유정주 의원(비레대표)이 결선에 진출했다. 이곳 지역구 현역인 3선 김경협 의원은 초선들에 밀려 탈락했다. 인천 남동구을 경선에서는 민주당 13호 영입 인재 이훈기 전 OBS 기자가 경선에서 승리했다.
전북 정읍시고창군에서는 재선에 도전하는 윤준병 의원이 18~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유성엽 전 의원과의 리턴매치에서 승리하며 본선에 직행했다.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장수군이 빠진 전북 완주군진안군무주군 경선에서는 안호영 의원(전북 완주군진안군무주군장수군)이 김정호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정희균 민주당 전북도당 고문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장수군이 새로 편입된 전북 남원시장수군임실군순창군에는 박희승 전 민주당 지역위원장이 성준후 민주당 부대변인과 이환주 전 남원시장을 눌렀다. 지난 총선에서 맞붙었던 후보들 간 리턴매치로 주목받은 전남 여수시갑 경선에서는 해당 지역구 현역 주철현 의원이 이용주 전 의원을 꺾었다. 이 전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주 의원에 패했었다.
전남 나주시화순군은 현역 신정훈 의원과 손금주 전 의원 간 결선이 치러지게 됐다. 2014년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신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당시 국민의당 소속으로 출마한 손 전 의원에 밀렸었다. 신 의원은 지난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경선에서 손 전 의원과 맞붙어 승리, 재선에 성공했다.
전남 영암군무안군신안군도 3선에 도전하는 서삼석 의원과 김태성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간 결선이 치러진다. 천경배 전 이재명 당대표실 정무조정부실장은 경선에서 떨어졌다.
한편 김성주 의원은 전북 전주시병 경선에서 정동영 상임고문에 밀려 본선행이 좌절됐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전남 해남군완도군진도군에서 윤재갑 의원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 정 상임고문과 박 전 원장은 나란히 5선에 도전하게 됐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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