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권8 '스페셜 스타일'은 초보자 전용 기능이 아니었다
반다이남코 '철권8' 스페셜 스타일을 독특한 방식으로 사용하는 유저가 화제다.
스페셜 스타일이란 진입장벽이 높은 격투 게임에서 신규 유저들이 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이다. 스페셜 스타일을 ON으로 두면 버튼 하나만으로 간단하게 특정 기술과 콤보를 시전한다.
버튼 하나로 기술을 사용하는 만큼 커맨드 입력으로 사용하는 기술과 발동 속도에서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카즈야 미시마, 레이나, 데빌 진으로 콤보 시동 기술 스페셜 스타일을 사용하면 6n23 커맨드의 초속 풍신권이 시전된다.
이 때 정식 커맨드로 초속 풍신권을 사용하면 최속 발동 프레임이 14이지만 스페셜 스타일 초속 풍신권 발동 프레임은 16 고정이다.
하라다 카츠히로 반다이남코 철권 프로듀서도 "스페셜 스타일로 사용하는 초속 풍신권은 상급자가 사용하는 초속 풍신권과 발동 속도가 다르다. 최속 입력은 정식 커맨드로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초보자 입장에서 6n23는 꽤 높은 허들이다. 실제로 까다로운 초속 풍신권 커맨드에 허들을 느끼고 풍신류 캐릭터를 포기하는 초보자도 많다.
하지만 스페셜 스타일이 그 아쉬움을 해소시킨 분위기다. 초속 풍신권을 사용할 타이밍에 스페셜 스타일을 켜고 RP를 누른 후 즉시 끄는 플레이를 활용한 것이다.
고수들도 6n23 커맨드를 실수하는 경우가 많다. 대회에서도 꽤나 쉽게 볼 수 있다. 스페셜 스타일을 사용하면 커맨드가 잘못 입력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 무조건 16프레임 이하로 성공하는 고수가 아닌 초보자 입장에서는 스페셜 스타일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셈이다.
해당 플레이 이론은 이전부터 많이 거론됐지만 실전에서 사용하는 유저는 드물다. 특히 풍신류 고수들은 최속 풍신권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니 스페셜 스타일에 의존할 필요도 없다. 실전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를 적극 활용하는 유저가 철권 방송인이자 킹 장인으로 유명한 폴탄 방송에서 등장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킹으로 철권 최고 계급 G·O·D를 달성한 폴탄은 브라이언으로 랭크 매치를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Huka'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파랑단(뇌신) 레이나 유저를 만났다. 그 레이나 유저는 앞서 언급한 대로 스페셜 스타일로 초속 풍신권을 사용했다.
폴탄은 "나 잘못 봤나? 초풍을 설마 저걸로(스페셜 스타일로) 쓰는거야?"라며 당황했다. 스페셜 스타일 키가 잘못 눌린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로 그 유저는 스페셜 스타일 버튼을 빠르게 켰다 끄면서 초속 풍신권을 사용했다.
폴탄은 감탄하며 "이게 되나? 스페셜 스타일 보고 앉으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16프레임 초속 풍신권도 "저렇게 사용하면 느리게 발동되는 것으로 아는데 생각보다 빠르다"라며 반응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이게 진짜 철권8 유저다. 진짜 신기하다. 오히려 초풍 타이밍을 계산하기가 어렵다"며 재차 감탄했다.
- 파랑단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플레이였다 [출처: 폴탄 유튜브]
물론 Huka 유저의 기본 실력이 출중하기 때문에 정확한 타이밍을 노린 것도 있다. 하지만 실전성이 떨어진다는 플레이 방식을 파랑단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고 증명한 것에서 의미가 크다.
Huka 유저는 라운드를 앞서 갔다. 폴탄도 "이겨야 한다. 이거 지면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날 것 같다"며 진심으로 임했다. 하지만 폴탄은 끝내 패배했다. 그는 "말도 안 된다. 저게 실용적인 것이었나. 지금까지 했던 철권을 부정 당한 느낌이다"며 한탄했다.
폴탄의 방송을 본 시청자들도 "이것이 바로 MZ 철권", "레이나는 초풍신 중요도가 높지 않아서 더 유용한 듯", "다른 캐릭터들도 연구될 것 같다", "스페셜 스타일을 이렇게 사용할 수 있네", "파랑단에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면 실전성은 증명됐지", "상상도 못한 플레이", "지금껏 초풍신 연습을 위해 소모한 내 시간은 무엇인가" 등 각자의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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