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더 살기 좋아” “DMZ 지뢰 밟으면 목발 경품”…여야, 자폭 경쟁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서동철 기자(sdchaos@mk.co.kr) 2024. 3. 13.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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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총선 여야 공천장을 거머쥔 후보들의 과거 망언들이 재조명되며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 강북을에서 공천을 받은 정봉주 전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과거 목발 경품 발언 직후 당사자께 직접, 유선상으로 사과 드리고 관련 영상 등을 즉시 삭제한 바 있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마음으로 과거 제 발언에 대해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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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문제 발언·게시글 재조명
역대 총선에서 막말로 승패갈려
양당 설화 경계경 내리며 입단속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더불어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 2024.1.8 [사진 = 연합뉴스]
4·10총선 여야 공천장을 거머쥔 후보들의 과거 망언들이 재조명되며 논란이 되고 있다. 역대 총선에서 ‘막말 파문’으로 해당 발언자가 공천에서 배제되고 수십 곳의 승패가 뒤바뀌는 등 파괴력이 컸던 만큼 각 당과 논란이 된 인사들은 신속하게 사과하며 수습에 나서는 모습이다.

서울 강북을에서 공천을 받은 정봉주 전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과거 목발 경품 발언 직후 당사자께 직접, 유선상으로 사과 드리고 관련 영상 등을 즉시 삭제한 바 있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마음으로 과거 제 발언에 대해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친명계 저격수로 종종 논란을 야기했던 정 전 의원이 최근 ‘목발 경품’ 발언이 다시 재조명되자 즉각 사과에 나선 것이다.

정 원장은 2017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평창 올림픽 관련 북한 스키장 활용 방안에 대해 대화하던 중 “DMZ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 지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 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웃음을 터뜨렸다. 정 원장이 말한 ‘발목 지뢰’는 2015년 8월 4일 경기 파주시 DMZ에서 우리 군 부사관 2명을 크게 다치게 한 북한의 목함지뢰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으로 육군 제1보병사단의 하재헌 하사는 오른쪽 무릎 위와 왼쪽 무릎 아래, 김정원 하사는 오른쪽 발목을 절단했다.

민주당은 이날 설화(舌禍) 경계령’을 발동했다. 총선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이재명 대표는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회의에서 “저를 비롯한 우리 민주당의 모든 후보와 당의 구성원들도 앞으로 더 한 층 말과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지역구 인사 도중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자를 비하하는용어인 ‘2찍’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사과한 바 있다.

박성준 대변인은 선거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게 막말이나 실언”이라며 “사전 예방 차원에서 충분하게 지도부 차원에서 공지하고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 조치를 하는 의미”라고 전했다. 정 전 의원의 과거 ‘목발 경품’ 발언에 대한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박 대변인은 “한 개인을 가지고 얘기한 것은 없었다”며 “정 전 의원뿐만 아니라 전체 후보에 대해서 계속 주지를 시킬 필요가 있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대전 서구갑 조수연 후보 [사진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당에서도 후보들의 과거 망언이 잇달아 발견되며 진통을 겪고 있다. 대전 서갑에서 공천을 받은 조수연 후보는 과거 일제강점기와 관련된 부적절한 게시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던 사실이 밝혀졌다. 조 후보는 2017년 경술국치일을 앞두고 “백성들은 봉건적 조선 지배를 받는 것보다는 일제강점기에 더 살기 좋았을지 모른다”고 했다. 그는 해당 게시글에서 “망국의 제1책임은 누가 뭐래도 군주인 고종”이라며 “이완용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군주의 책임을 신하에게 떠넘기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구 중남에 공천을 받은 도태우 후보는 5·18 민주화운동 관련 발언으로 진땀을 뺐다. 도 후보는 2019년 유튜브 방송에서 “5·18 민주화운동에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언급했다. 과거 도 후보가 페이스북에 극우 커뮤니티인 ‘일베’ 게시글을 공유한 점도 지탄을 받았다. 논란이 확산하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재심에 착수했지만 결국 도 후보에 대한 공천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10여년 전 페이스북 게시글에 부적절한 표현을 한 사실이 드러나며 물의를 빚었다. 장 전 위원은 2014년 “매일 밤 난교를 즐기는 사람이라도 맡은 직무에서 전문성과 책임성을 보이면 프로로서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지 않을까”란 글을 올렸다. 2012년에는 “식용을 제외한 지구상의 모든 동물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에서 4선에 도전하는 박덕흠 의원은 당선 축하 파티로 구설에 올랐다. 박 의원이 참석한 주민 모임에서 ‘축 당선’ 문구가 적힌 케이크가 등장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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