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앞다퉈 ‘콜’ 국내 대기업도 광고 모델 ‘콜’…BTS 부럽지 않은 ‘칠곡할매래퍼’

김현수 기자 2024. 3. 13.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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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할매래퍼그룹 수니와 칠공주가 지난 7일 김재욱 칠곡군수(가운데)로부터 ‘경상북도 도정 발전 유공 표창패’를 전달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경북 칠곡 할매래퍼들이 내뱉는 거침없는 랩이 대기업 광고에 등장한다. 할머니들의 랩에 대해 세계 주요 외신들의 보도가 잇따르는 등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칠곡군은 할매래퍼그룹 ‘수니와 칠공주’ 팀이 국내 대기업 광고모델로 활동하게 됐다고 13일 밝혔다. 군에 따르면 국내 한 대기업은 할머니들이 랩을 하는 모습을 담은 기업 이미지 광고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한 금융그룹도 올해 상반기 할머니들과 광고 촬영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기업이 할머니들과 접촉 중이라고 칠곡군은 설명했다.

수니와 칠공주는 평균연령 85세인 8인조 할매래퍼그룹으로 칠곡군 지천면 신4리에 사는 할머니들로 구성됐다.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뒤늦게 한글을 깨치고 랩에 도전했다.

할머니들은 최근 세계 3대 국제 뉴스 통신사로 꼽히는 로이터와 중국 관영 중앙TV(CCTV)에서도 보도됐다. 특히 로이터는 칠곡 할매래퍼를 두고 “농촌 생활에 대한 랩을 하고 인구 침체로 위협받는 조용한 시골 지역에 에너지를 불어넣으며 고향과 그 너머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일본 공영방송인 NHK도 이달 말쯤 할머니들을 취재할 예정이다.

최근엔 팬클럽도 창단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관련 언급 때마다 ‘칠곡 누님들’이라고 부르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150여명이 팬클럽에 가입했다. 또 ‘티코’ 등을 만든 전 대우국민차 사장 최은순씨를 비롯해 익명을 요구한 편의점 사장까지 전국에서 편지와 후원금이 칠곡군으로 전달되고 있다.

수니와 칠공주 리더 박점순 할머니(85)는 “랩을 배우니 여든이 넘은 인생 황혼기에 처음으로 황금기를 맞는 것 같다”며 “어렵고 힘든 시기에 우리의 도전이 많은 사람에게 힘과 용기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어르신들이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새로운 문화를 창출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며 “앞으로 칠곡할매문화관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칠곡군을 실버문화 1번지로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칠곡군에는 수니와 칠공주 외에도 세대교체를 통해 77세에서 67세로 평균연령이 낮아진 ‘보람할매연극단’, 할머니 10명과 할아버지 3명 등 13명이 결성한 88세 혼성래퍼그룹 ‘우리는 청춘이다’, 15인조 ‘텃밭 왕언니’ 등 어르신 래퍼그룹이 활동하고 있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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