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지지 않는 설문대할망전시관 공사
[KBS 제주] [앵커]
제주를 상징하는 대표적 관광지죠.
돌문화공원의 마지막 프로젝트인 설문대할망전시관 전시물 공사가 올해 다시 시작됩니다.
4년 전 58억 원을 들여 마무리하고도 지금까지 개관을 못 하는 이곳에 이번엔 90억 원이 더 들어갑니다.
김익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마라도 면적의 세 배 이상 부지에 들어선 설문대할망전시관.
건축 총면적 역시 축구장 세 배 반에 이를 정도로 국내 3위 규모입니다.
2019년 건축물, 2020년 전시물 공사를 잇따라 마무리했지만 아직 개관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시관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지하 2층의 첫 주제는 민속.
유물보다는 벽을 가득 채운 패널이 눈에 들어옵니다.
글도 빽빽이 쓰여 읽기도 쉽지 않습니다.
지하 1층 역사관의 사정도 마찬가지.
일부 동영상이 있지만 단순한 패널 위주의 전시 방식이 주를 이룹니다.
마지막 주제인 신화관까지 전시물을 단조롭게 나열한 수준입니다.
직선거리로만 700미터에 이르는데도 중간에 변변한 휴게공간조차 없습니다.
1년 반 동안 진행된 이 전시물 공사에 들어간 돈은 58억 원.
준공처리까지 했지만, 4년째 문을 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누구 한사람 책임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대신 제주도는 의견수렴과 연구용역을 거쳐 90억 원을 들여 전시물을 보강하기로 했습니다.
지난달 전시업체와 계약을 맺었고 자문위원들을 대상으로 착수보고회를 열었습니다.
[정현정/전시용역업체 디자인팀장 : "현대적 경향에 맞춘 감각적 체험 연출로 공감을 이끌어 내어 기존 박물관과의 차별성을 두어 진행하겠습니다."]
미디어아트와 디지털기술을 적용해 관람객과 상호작용하는 참여형 체험 전시를 목표로 내세웠습니다.
58억 원을 들인 1차 전시물을 사실상 폐기하는 계획입니다.
90억 원짜리 보강공사 기간을 열 달로 잡은 것도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더 적은 돈을 들인 1차 공사에도 1년 6개월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돌문화공원 측은 내년 초 전시관을 개관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전시시설에만 투입하는 150억 원에 걸맞은 책임 있는 결과물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익태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김익태 기자 (ki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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