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신 ‘김밥할머니’ 하늘로…자택 보증금까지 베풀고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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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을 팔아 모은 전 재산 3억원을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을 돕겠다"며 기부한 박춘자(95·사진) 할머니가 마지막까지 아낌없는 나눔을 실천하고 세상을 떠났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박 할머니가 지난 11일 세상을 떠나며 생전 밝힌 뜻에 따라 거주하던 집 보증금 5000만원을 기부했다고 13일 밝혔다.
열 살 무렵 학교를 중퇴한 박 할머니는 남한산성 길목에서 매일 등산객들에게 김밥을 팔아 모은 3억원을 2008년 초록우산에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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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어려운 학생 위해 3억 쾌척
지적장애인 11명 직접 돌보기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박 할머니가 지난 11일 세상을 떠나며 생전 밝힌 뜻에 따라 거주하던 집 보증금 5000만원을 기부했다고 13일 밝혔다. 열 살 무렵 학교를 중퇴한 박 할머니는 남한산성 길목에서 매일 등산객들에게 김밥을 팔아 모은 3억원을 2008년 초록우산에 기부했다. 당시 박 할머니는 ‘돈이 없어서 학업을 놓아야만 하는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고 한다.
박 할머니는 지적장애인 11명을 집에서 돌보며 수녀원에 장애인을 위한 그룹홈 건립을 위한 후원금을 내놓기도 했다. 이후에도 박 할머니는 “죽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나눠야 한다”며 기부를 이어왔고, 2021년에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LG 의인상을 받았다.
박 할머니는 2021년 청와대에서 열린 기부·나눔 단체 행사에 초청받고 그 자리에서 나눔의 참뜻을 전하기도 했다. 박 할머니는 홀아버지 밑에서 일본 순사의 눈을 피해 김밥을 팔아 돈을 번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그렇게 (번 돈으로) 먹을 걸 사 먹었는데 너무 행복해서 남에도 주고 싶었다. 돈이 없는 사람에게 돈을 주면 이 행복을 줄 수 있었다. 나누는 일만큼 기분 좋은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초록우산은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을 돕고자 했던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지원하는 데 소중한 유산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발인식은 이날 경기 성남시 소망장례식장에서 진행됐고, 박 할머니는 화장 뒤 안성추모공원에 안치됐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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