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옐친의 대통령 제안 거절했었다”

정병선 기자 2024. 3. 13.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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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선 이틀 앞두고 25년 전 비화 공개

러시아 대선을 이틀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년 전 보리스 옐친(2007년 사망) 전 대통령과의 비화(祕話)를 직접 공개했다.

1999년 8월 5일 당시 보리스 옐친(왼쪽)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크렘린궁 대통령 집무실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 /타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13일 푸틴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통해 "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푸틴)는 1999년 8월 옐친 전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 출마 권유를 받았지만, 대통령이 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고사했다”고 보도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당시와 같은 상황이 재현돼도 똑같은 말을 반복할 것이다’고 밝혔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이 준비돼 있지 않다고 한 배경에는 경제와 안보 문제로 엄청난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이 회상한 당시란 1999년 8월 5일 옐친 전 대통령과의 독대였다. 옐친 전 대통령도 회고록에서 푸틴과의 대화를 언급한 바 있다. 옐친 전 대통령이 대통령 출마를 권유했을 당시 푸틴은 FSB(연방보안국) 국장이었다.

옐친 회고록에 따르면 옐친 전 대통령의 제안에 푸틴이 “임명된 곳 어디서나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하자, 옐친 전 대통령은 “최고 직위(대통령)를 위해?”라고 다시 물었다는 내용이 있다. 그러자 푸틴 대통령은 “모르겠습니다. 보리스 니콜라예비치(옐친).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습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옐친 전 대통령은 이 대화를 나눈지 나흘 뒤인 1999년 8월 9일 46세의 푸틴을 총리 권한대행으로 임명하면서, “이 사람을 러시아의 새로운 지도자로 본다”고 깜짝 발표했다. 결국 옐친 전 대통령은 1999년 12월 31일 조기 사임했고, 2000년 1월1일부터 명실 공히 푸틴 시대가 출범했다.

푸틴은 “’아서 왕 궁전의 코네티컷 양키’를 언급하며, 옐친 전 대통령이 “경제, 안보 등 국내 정치 혼란으로 풍전등화 같은 상황에서 (제게) 대통령 제안을 한 것 같다”고 했다. 푸틴은 “(대통령 출마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당시 처한 정치, 경제 난관이 엄청났고, 매일 눈덩이처럼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었다”며 “진심으로 말했다”고 했다.

또 “상황을 더 악화시킬까 두려웠으며, 시간을 되돌린다 해도 똑같은 답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런데도 옐친 전 대통령은 “그래. 알았네. 이해하네. 나중에 다시 대화하자”고 하면서 “나는 경험 많은 사람이고 내가 무엇을 하는지(어떤 판단을 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결국 옐친은 자신의 판단대로 푸틴을 후계자로 지목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3일 크렘린궁에서 TV 진행자 드미트리 키셀료프와 인터뷰 하는 모습. /리아노보스티 AFP

푸틴 대통령은 대통령 임기 연장 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첫 대통령 임기를 마치며 대통령 임기를 4년에서 7년으로 연장하는 헌법 개정안에 반대했다”며, “7년 동안 헌신적으로 일하면 미쳐버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고 했다. 하지만 8년 뒤 2008년 대통령 임기를 4년에서 6년으로 연장하는 헌법 개정안을 승인했다.

러시아 대선은 3월 15~17일 사흘 동안 시행된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푸틴은 러시아 자유민주당(LDPR) 레오니드 슬루츠크, 새로운 사람들당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 러시아 공산당 니콜라이 하리토노프 등 친정부 성향의 군소정당 세 후보와 경쟁한다.

최근 공개된 대통령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75%가 푸틴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러시아 여론조사 기관 레바다센터에 따르면 최근 푸틴의 평균 지지율 역시 80%대를 꾸준히 유지한다.

푸틴이 당선될 경우, 그의 5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는 동시에 헌법 개정 후 첫 6년 임기(2030년까지)를 맞는다.

또 2020년 개정된 러시아 헌법에 따라 오는 2030년 대선에 다시 출마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그가 83세가 되는 2036년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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