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과 함께 걸어온 '20년의 따뜻한 동행'
교회 세우기보다는 마을 섬기기 위해 2004년 정착
새날교회가 지향하는 것은 '신앙 공동체' 이루는 것
사회적협동조합 조합원으로 함께 하며 자리매김
매주 월요일 7개 단체와 '월요노인밥상' 섬김
코로나 시기때 시작…이달 말 200회 맞아
매월 첫째 주 월요일엔 '추억의 영화' 상영
아파트 경비 등 노동자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우성구목사, "교회와 마을이 함께 행복해야"
[편집자 주]
각 지역 교회의 선한 사역을 소개하는 우리동네, 우리교회.
115번째 순서로 마을 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서 주민들을 섬기며 지역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등 마을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는 서울시 강북구 새날교회를 만나본다.
서울시 강북구 수유1동, 오래된 건물 2층에 자리한 새날교회.
자세히 보지 않으면 교회이름조차 찾기 힘든 건물 귀퉁이 한편에 붙어있는 조그마한 교회 간판.
20년 전 수유1동에 들어 온 우성구목사는 교회를 세우기보다는 마을 공동체 일원으로 마을을 섬기며 살아가기 위해 정착했다.
[우성구목사/새날교회 담임]
"2004년에 수유리 마을에 들어왔는데, 교회를 세우기 위해 온 건 아니었어요. 지역 선교, 또 빈민선교 가난한 사람들 속에서 살고 그들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 왔는데 활동을 좀 했었어요. 임대 아파트 지하에서 공부방 활동도 하고, 또 그 부모들도 만나고 또 지역분들도 만나다가 그분들이 제가 이제 목사인 걸 알고 왜 목사인데 교회를 안 하냐? 그분들은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아니었어요. 목사님이 예배하면 오겠다고 해서 그래서 시작됐어요. 함께 신앙공동체를 이제 같이 만들기로 했기 때문에 같이 성서 공부도 하고, 또 여러 가지 책들도 같이 읽고 또 신앙적인 얘기 나누고 서로 힘들고 어려울 때 가족보다 더 가족 같아져야 된다고 생각하고…"
2011년 교회를 개척해 마을목회를 해오고 있는 우성구목사.
새날교회가 지향하고 있는 건 신앙 공동체를 이루는 것.
[우성구목사/새날교회 담임]
"작은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첫 번째 새날교회의 목표였고, 두 번째는 또 그동안 해왔던 지역 선교를 좀 더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해나가는 거 이런 것들이 이제 과제였죠. 두 가지 과제를 갖고 신앙공동체를 이룬다. 또 지역 선교한다. 이 두 가지가 우리교회가 지향하고 있는 방향입니다."
새날교회는 신앙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수유1동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의 조합원으로 함께하며 마을사람들의 삶속에 깊이 스며든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박경희이사장/서울시 강북구 수유1동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한두 차례 하고 마는 것도 아니고 꾸준히 가는 그런 모습들 속에서 이 교회는 특히 좀 다른 교회라는 생각도 들고 이런 교회라면 무슨 교회니 뭐니 다른 그런 종교의 이름이 아니어도 충분히 정말 나도 그 안에서 들어가서 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 정도로 훌륭하신 분입니다. 그런 속에서 같이 하고 있다라는 게 저도 즐겁고요."
매주월요일마다 새날교회를 비롯해 7개 봉사단체가 섬기는 월요노인밥상.
코로나 시기, 마땅히 밥 먹을 곳이 없는 어르신들을 위해 시작한 월요노인밥상이 벌써 200회를 맞았다.
[우성구목사/새날교회 담임]
"노인 밥상은 코로나 시절에 노인들이 공원에 그대로 마스크 끼고 앉아 있는 모습이 계속 보였고 가까이 가서 얘기를 걸었지만 코로나 위기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러던 차에 제가 동네 한의사를 만나서 어떻게 하면 예방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면역력에 대한 문제가 있는 것 같고 노인들이 면역력이 좋으면 그래도 좀 더 잘 버틸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서 그러면 어떤 한약을 먹으면 좋겠냐? 그랬더니 5가지를 알려줘서 경동시장에서 가서 사서 끓여서 노인들과 먹기 시작했고 그걸 먹으면서 노인들이 이것도 좋은데 문 닫은 식당이 많아서 우리는 밥 먹을 곳도 없다. 밥 좀 먹었으면 좋겠는데 그래서 그럼 어떻게 할까요? 해서 노인들이 2천 원씩 내기로 하고, 또 조리장도 본인들이 구해주시고 같이 한번 해보자라고 해서 이렇게 시작하게 됐어요. 그게 벌써 200회가 됐는데 노인들이 뭐 줄 서서 무료 배식하고 이런 방식이 아니고 친구들도 부르고 같이 모여서 먹는 밥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좋습니다."
월요노인밥상은 단지 배고픔을 달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남은우/서울시 강북구 수유1동]
"월요밥상 생기기 전 에는요. 집에서도 먹고 사서도 먹고 그랬습니다. 근데 월요밥상 생기고 나서 같이 친구들하고 또 만나고 이러니까 또 대화도 잘 나눠지고 또 밥도 맛있어요. 한번 와보셨으면 좋겠어요."
[노동희/서울시 강북구 수유1동]
"우리 영감님 가신 지가 5년째 됐거든요. 밥 먹는 게 제일 힘이 들었어요. 혼자서는 그래서 저기 월요밥상이 있다고 그래서 나와 보니까 너무 좋아요. 교회에서는 주일에만 식사하고 오잖아요. 그러는데 월요일에도 밥 먹고 음식도 맛있고 우리 목사님 너무너무 좋아요. 그저께도 친구 만나서 얘기했어요. 이 친구하고 감사하고 고맙다고 노인밥상이 아주 짱이라고…"
매월 첫 주 월요일엔 마을 어르신들이 점심 식사 후 추억의 영화도 본다.
'벤허', '미워도 다시 한 번', '엄마 없는 하늘아래' 등 옛 영화들을 어르신들이 직접 선택해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지난해 연말에는 '수유리 노인문화제'도 열었다.
[우성구목사/새날교회 담임]
"수유리 노인 문화제라고해서 제가 또 저쪽에 관악구에서 연극 지도하는 분들 있는데 연극하는 분들 연극하고 노인들 노래자랑하고 영화 보고 같이 부침개 붙여 먹고 이렇게 해서 문화재를 송년회처럼 하기도 했었어요. 그거를 제가 하려고 하는 게 아니고 노인들이 하자 그러면 그것이 타당한지 검토해서 하고, 그렇게 하니까 아이디어는 항상 그분들을 위해서 나오는 거니까 저는 뭐 아이디어를 일부러 짜낼 필요가 없고 그분들이 하자고 했으니까 만족도도 높고 참여율도 높아요."
새날교회의 활동은 월요노인밥상과 문화행사에 그치지 않는다.
아파트경비노동자 문제 등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실질적인 사회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민규/서울시 강북구 수유1동]
"2020년도에 저희 강북구에서 아파트 경비노동자 한분이 입주민 갑질로 인해 돌아가셨어요. 그리고 그분이 돌아가시고 또 그해 여름에 택배 노동자분도 돌아가셨어요. 그러면서 이제 강북구에서 노동자들을 좀 보호할 수 있는 그런 공간 혹은, 보호할 수 있는 단체들이 없다라고 해서 강북구청에 요청을 해서 강북구 노동자 종합지원센터가 이렇게 만들어지게 됐고요. 그런 역할에도 우성구목사의 역할이 컸습니다. 이렇게 우성구 목사님은 우선적으로 지역 안에서 되게 여러 가지 활동들을 하세요. 그 활동 중에서도 이제 노동 관련 활동도 많이 하고 계셔서 강북구 노동인권 네트워크의 대표이시기도 하고 그래서 이제 노동자들에게도 되게 많은 관심을 가지시고 지역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주민들과 함께 하고 계십니다."
수유리 한 마을을 넘어 강북구지역까지 섬기고 있는 우성구목사는 마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
[김홍녀/월요노인밥상 봉사자]
"한마디로 우리 동네에 우성구 목사님이 없으면 동네가 분위기가 너무 우울하다. 항상 밝게 웃으시고 어디든 나타나고 저소득층 경비 노동자 안 끼는 데가 없으시고 정말 잘 사는 사람보다 밑에서 좀 못 사는 사람들, 또 그런 사람들한테 항상 희망을 주시고 이래서 너무 좋아요."
이처럼 마을공동체 안에서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새날교회.
우성구목사는 마을 주민들이 자신을 가까운 이웃처럼 대 할 때가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우성구목사/새날교회 담임]
"제가 목사인 걸 알고 이렇게 하나님 일을 하는 사람이 자기들을 돕고 있다는 거를 알게 되면서 교회의 선교적 사명을 하고 있다. 이런 측면도 하나 있는데 그거보다는 저를 되게 가까운 이웃처럼 대할 때 우리 동네 노인들이 아들처럼 대하고, 또 우리 동네 아이들이 저를 동네 아저씨처럼 대하고, 동네 우리 친구들, 또 제 아내 친구들이 형부처럼 대하고 뭐 이럴 때가 더 정말 좋더라고요. 이 사람들 속에 내가 들어가 있구나를 발견할 때 되게 좋습니다. 그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우성구목사는 또 교회와 마을이 함께 행복해지길 소망한다.
[우성구목사/새날교회 담임]
"우리 교회가 있는 곳, 또 우리 교회가 관계한 많은 분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우선적으로 우리가 지치지 않고 마을일을 계속 쭉 해나갈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함께 도와주시면 좋겠고요. 우리 교인들이 지치지 않고 이 일을 감당했으면 좋겠어요."
[영상기자 / 정용현, 영상편집 / 김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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