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돈 걸고 카드놀이→축구협회 "도박 아닌 내기 수준, 亞컵 때는 안 했다"

이원희 기자 2024. 3. 13.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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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이원희 기자]
2023 카타르 아시안컵 대표팀. /사진=뉴시스 제공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둔 아랍에미리트(UAE) 전지훈련에서 대표팀 선수와 축구협회 직원이 돈을 걸고 카드놀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축구협회는 "도박이 아닌 내기 수준이었다"고 선을 그었다.

협회 관계자는 13일 스타뉴스 기자와 통화에서 "아시안컵 등 소집기간이 긴 대회가 있을 경우에는 선수단을 위한 휴게실이 마련돼 있다. 휴게실에는 노래방이나 각종 보드게임, 카드 등을 준비해 선수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들이 도박성 카드 게임을 했다는 논란에 대해선 "선수단은 보통 골대 맞추기, 물병 맞추기 등을 하면서 내기를 한다. 이번 카드 게임도 도박이 아닌 내기 정도의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또 협회 관계자는 '아시안컵 기간에는 이런 내기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답했다.

이날 축구계에 따르면 아시안컵 대표팀의 선수 일부와 축구협회 직원이 대회가 열리기 전 진행된 UAE 아부다비 전비훈련에서 돈을 걸고 카드게임을 했다. 이에 축구협회 관계자는 카드게임을 한 것은 맞지만 내기 수준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축구협회는 이날 "언론에 보도된 내용 중 아시안컵 준비기간 중 선수단이 카드도박을 했다는 기사와 관련해 설명드린다"며 입장문도 발표했다.

축구협회는 "소집기간이 긴 대회(월드컵, 아시안컵 등)에 참가할 때 선수들이 자유롭게 숙소 내에서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휴게실을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며 " 이번 대회에서도 휴게실에는 카드, 바둑, 보드게임, 윷놀이, 비디오게임기, 노래방 기기 등이 비치돼 있었다. 선수들이 필요할 때 찾아 이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축구협회는 "선수단이 판돈을 걸고 도박성의 내기 카드놀이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선수단이 훈련장에서 골대 맞추기 내기 등을 한다거나 휴게실에서 보드게임, 비디오게임기 등을 할 때 음료내기 등을 위해 돈 계산을 하는 등 소액의 내기성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다수가 있다"며 "도박성 행위와는 엄연히 다른 부분이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축구협회 직원이 카드게임에 참여한 것에 대해선 "해당 시설은 선수들만 사용할 수 있는데, 해당 공간에 스태프가 함께 한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지원스태프가 휴게실에서 선수들과 카드놀이를 진행한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결과 사실인 것으로 파악되었고 적절치 않은 행동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안컵 출정 소집 당시 감독이 전 스태프에게 명시적으로 꼭 필요한 때가 아니면 스태프들은 선수들과 접촉을 최소화하고, 선수들이 최대한 대회에 집중할 수 있게 하라는 내용의 내부지침을 전달한 바 있다"면서도 "그러나 해당자는 당해 대표팀 내부지침을 위반하는 등 팀장으로서 부적절한 업무운영이 있어 내부에서 문제 제기되었고, 조사결과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 /사진=뉴시스 제공
축구협회는 지난 달 20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해당 직원을 직위해제하고 이후 여러 차례 당사자와 주변 직원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이 결과를 토대로 추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해당자에 대한 징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달 막을 내린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4강 탈락했다. 1960년 대회 우승 이후 64년 만에 아시아 무대 정상에 서겠다는 꿈을 안고 도전했으나 지난 대회에서도 간절한 꿈을 이루지 못했다. 대표팀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튼) 등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보유해 역대 최강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4강 진출에 만족했다.

대회 4강 전날에는 손흥민과 이강인이 물리적 충돌을 빚은 '탁구 게이트' 사건이 알려져 축구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결국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성적 부진 등 여러 논란 끝에 지난 달 경질됐다. 소방수로 황선홍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이 임시로 지휘봉을 잡았다. 당장 이달에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과 2연전을 이끈다. 오는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차 예선 3차전 홈경기를 펼친다. 26일 열리는 4차전은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개최된다.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에서 C조에 포함된 한국은 2전 전승을 기록하고 조 1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이 태국 2연전도 모두 승리로 장식할 경우 사실상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짓는다. 태국은 1승1패(승점 3)로 조 2위에 위치해 있다.

황선홍 감독. /사진=뉴시스 제공

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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