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김봉현 “4년전 옥중 입장문, 민주 정치공작에 허위내용 쓴 것”

이세영 기자 2024. 3. 1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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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펀드 사건’ 핵심 인물로 징역 30년을 확정받고 복역 중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편지가 13일 공개됐다. 그는 편지에서 “저는 민주당의’정치 공작’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뉴스1

김씨는 이날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A4 용지 11장 분량의 자필 편지에서 라임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2020년 10월 언론에 발표한 입장문이 민주당 측 인사인 이모 변호사의 ‘정치 공작’으로 인해 허위 내용을 써준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당시 입장문에 “검찰 측으로부터 ‘민주당 정치인들과 청와대 강기정 수석 정도를 잡아주면 보석 재판을 받게 해주겠다’는 회유를 받았다” “국민의힘 쪽 로비도 얘기했지만 오직 민주당 정치인만 수사가 진행됐다” “검사에게 술 접대를 했다” 등의 내용을 적었다. 이 변호사가 2020년 9월부터 거의 매일 찾아와 ‘검찰을 믿지 말고 민주당 편에서 검찰을 공격하라’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모든 문제를 한번에 해결해 주겠다’고 설득해 허위 입장문을 넘겼다는 것이다.

김씨는 입장문 공개 당일 법무부 감찰담당관이던 박은정 전 부장검사가 찾아와 “(당신은) 대한민국 검찰개혁의 일등 공신”이라고 말했고, 자신의 감찰 내용을 추미애 당시 법무장관에게 직통으로 보고했다고 했다. 박 전 부장검사는 최근 법무부로부터 ‘해임’ 처분을 받은 뒤 사직서를 내고 조국혁신당에 입당했다.

또 김씨는 민주당 측에 협조한 대가로 자신의 보석 석방을 위한 청탁성 입법이 추진됐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 12명은 2021년 7월 이미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김씨는 편지에서 “2020년 4월 체포된 이후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었는데, 민주당의 거듭된 정치 공작에 걸려들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검사들을 공격했다”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민주당 측이) 계획적으로 접근해서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당시는 라임 사태 초기로 주로 민주당 인사들이 로비 대상으로 거론되던 시기였는데, 김씨 입장문 공개 이후 민주당은 “검찰 게이트”라며 반격했다. 이에 당시 추미애 장관은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의 수사 지휘권을 박탈하고 감찰을 지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0년 12월 법무부 감찰에 이어 ‘정직 2개월’ 징계를 받았다. 다만, 법원은 작년 12월 윤 대통령의 징계는 취소돼야 한다는 판결을 확정했다.

김씨 편지에 등장한 이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김씨 편지에 등장하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김씨가) 갑자기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이런 내용을 주장하는 저의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김씨에게 허위 입장문을 작성하게 한 혐의로 작년 3~4월 두 차례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모두 기각됐다.

김씨는 2018~2020년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스타모빌리티 전환사채(CB) 인수 대금 400억원을 횡령하는 등 약 1258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작년 12월 징역 30년과 769억원의 추징 명령을 확정받았다. 라임자산운용은 2019년 10월 펀드 환매 중단을 선언하면서 개인 투자자 4000여 명에게 1조6000억원대 손해를 끼쳤는데, 김씨는 라임 펀드의 ‘배후 전주(錢主)’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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