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에 맞붙는 김태호·김두관…여론조사마다 오차범위 내 ‘접전’[핫플 지역구]
민주당 PK지역 최후 보루
국민의힘 영남석권 핵심지
‘부울경 메가시티’ 공방
“메가시티 해체 책임져야”
“중앙정부와 함께 호흡”
경남 양산을이 4·10 총선에서 전국적인 격전지로 부상했다. 이 지역 현역인 재선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맞서기 위해 국민의힘이 3선 김태호 의원을 지역구를 옮겨 배치하면서 경남도지사 출신 현역 의원 간 대결이 펼쳐진다. 바로 옆인 양산갑엔 문재인 전 대통령 자택이 있어 양산은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경남 김해와 함께 민주당의 부산·울산·경남(PK) 지역 최후의 보루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4년 전 총선에서 9석 중 5석을 내준 낙동강벨트 탈환과 영남 석권의 핵심 지역이다.
김태호·김두관 후보는 여론조사마다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리아리서치·MBC의 지난 10~11일 조사에선 두 후보가 각각 43%로 동률이었고, 엠브레인퍼블릭·YTN의 같은 기간 조사에선 김태호 후보 34%, 김두관 후보 41%였다.
양산을은 선거구가 신설된 20대 총선부터 2번 연속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지만, 그 차이는 1%포인트대에 불과했다. 지난 대선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약 10%포인트 격차로 크게 이겼다.
두 후보는 모두 경남도지사를 지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김태호 후보는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소속으로 열린우리당(현 민주당) 소속 김두관 후보를 누르고 재선 도지사가 됐다. 이번 총선이 18년 만의 맞대결인 셈이다. 2010년엔 김두관 후보가 무소속 야권 단일후보로 도지사에 당선됐다.
둘 다 고향에서 풀뿌리 정치를 시작해 중앙정치 무대로 나아갔다. 김태호 후보는 경남도의원으로 정치를 시작해 경남 거창군수, 역대 최연소 광역단체장을 거쳐 2011년 경남 김해을에서 처음 국회의원이 됐다. 시골 이장으로 시작한 김두관 후보는 경남 남해군수, 참여정부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 경남도지사를 거쳐 2016년 경기 김포갑에서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 뒤 지난 총선에서 경남으로 복귀해 당선됐다.
두 후보는 서로 유사한 총선 공약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특히 부울경 메가시티 통합청사 유치를 공약한 김두관 후보 측은 김태호 후보가 양산을 부울경 메가시티 중심도시로 만들겠다고 하자 “국민의힘 시도지사가 메가시티를 파기할 때 김태호 후보는 무엇을 했는가”라고 날을 세웠다.
김두관 후보는 공천 파동을 겪으며 떠난 친문 지지자들의 재결집을 기대한다. 김두관 후보 측 관계자는 “공천 논란이 지나가면서 지지율이 회복됐다”며 “이번 선거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이고, 윤석열 정부가 부울경 메가시티를 해체한 책임을 강력하게 묻겠다”고 밝혔다.
김태호 후보는 여당 중진 의원실행력을 앞세우겠다는 전략이다. 김태호 후보 측은 “지역 현안이 많았는데 (김두관 의원이) 해결한 게 없다는 여론이 많다”며 “중앙정부·도지사·시장 모두 여당인 만큼 힘 있는 국회의원까지 함께 호흡을 맞춰야 문제를 풀 수 있다”고 했다.
정대연·박순봉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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