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현장] ‘대리모 출산 허용’ 확대한다는 태국, 그 이유가…
[앵커]
태국 정부가 외국인들의 대리모 출산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방콕 정윤섭 특파원 연결해서, 관련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정 특파원, 외국인에게도 대리모 출산을 허용하겠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태국은 지금도 난임 부부의 출산을 돕기 위해 현행법으로 대리모 출산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단, 결혼한 지 3년이 지난 법적 부부, 그리고 부부 중 최소한 한 명이 태국 국적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또 대리모가 될 여성은 부부와 친척 관계에 있는 태국인이어야 하고, 보건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부부가 모두 외국인이어도 태국인 여성의 대리모 출산을 허용하는 법을 만들겠다는 건데요.
그 목적 중 하나가 의료관광 활성화라고 하니까 상업적 대리모 출산, 즉 대리모에게 돈을 주고 아이를 출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이 외국인 대리모 출산은 과거에는 가능했는데 2015년부터 금지됐습니다.
[앵커]
그동안 금지를 했다는 건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사건이 있었는데요.
2013년 12월에 한 호주인 부부가 태국에서 한 태국인 대리모를 통해 남녀 쌍둥이를 낳았는데, 이중 남자 아이가 장애를 갖고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이듬해 이 호주인 부부가 이 남자 아이를 버리고, 여자 아이만 데리고 돌아간 겁니다.
국제적으로 큰 공분이 일었고, 태국 정부가 외국인의 대리모 출산을 금지한 겁니다.
이후 태국에 남겨진 아이와 관련한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는데요.
2016년에 방송된 태국 현지 매체의 보도 보시겠습니다.
[태국 타이랏TV 보도/2016년 : "지금 이 아이는 2살입니다. 그는 명랑하고 사람들하고도 잘 어울립니다. 만화를 보거나 음악에 맞춰 춤추는 것을 좋아합니다."]
[앵커]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었다니 다행인데요.
그런데, 당시에 일본인 남성이 열 명이 넘는 아이를 대리모를 통해 낳았던 사건도 있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호주 부부 사건을 조사하던 과정에 알려진 건데요.
천억 원이 넘는 재산을 갖고 있었던 20대 일본인 남성이 대리모를 통해 최소 15명의 아이를 낳은 겁니다.
당시 이 남성은 병원에서 아기 천 명을 갖고 싶었다, 선거에 나가려는데 대가족이 필요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심지어 대리모 출산 아이가 20명이 넘는다, 아기를 밀매했다 그런 얘기까지 나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대리모 출산 문제는 논란이 끊이지 않긴 하지만, 유명인들 중에도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낳은 사례도 적지 않잖아요?
[기자]
대표적인 사례가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죠.
한때 연인이었던 캐나다 출신의 가수 그라임스와 대리모를 통해 둘째 딸을 출산했고요.
힐튼 호텔 상속자로, 영화에도 출연했던 패리스 힐튼도 대리모를 통해 아들을 낳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 엘튼 존, 킴 카다시안, 니콜 키드먼 등등 이미 많은 유명인들이 대리모 출산을 했는데요.
이런 일들이 가능했던 건, 미국의 일부 주를 포함해서, 우크라이나, 조지아, 콜롬비아 등 상업적 대리모 출산을 허용하는 나라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외국인 대리모 출산 허용 방침, 태국 내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사실 외국인 대리모 출산 금지 이후에도 예를 들어 아이 한 명당 50만 바트, 우리 돈 약 천8백만 원을 받고 외국인들의 대리모 출산을 해준 조직이 적발되는 등 부작용이 끊이지 않아 왔는데요.
의료 관광 활성화 취지는 이해하지만, 그래서 엄격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태국이 상업적 외국인 대리모 출산 허용을 법제화하게 되면, 이게 가능한 7번째 나라가 되는데, 실제 법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어떤 식으로 논의가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지금까지 방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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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섭 기자 (bird2777@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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