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축구 대표팀, 아시안컵 전지훈련 숙소서 ‘돈 걸고’ 카드놀이

선수 전용 휴게실서 축구협회 팀장급 직원과
협회 “해당 직원 직위해제…징계 여부 검토할 것”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본관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막을 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아시안컵을 앞두고 일부 대표팀 선수와 대한축구협회 직원이 전지훈련 도중에 판돈을 걸고 카드놀이를 한 것으로 드러나 대한축구협회가 진상조사에 나섰다.

13일 대한축구협회 설명을 들어 보면, 복수의 대표팀 선수와 협회 팀장급 행정 직원 한 명이 대회 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진행한 전지훈련 기간 숙소에서 돈을 걸고 카드놀이를 했다고 한다. 대한축구협회 쪽은 “돈을 걸고 카드놀이를 한 건 맞지만 도박성이 아니라 음료값 등을 내기 위한 수준이었다”고 강조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월드컵, 아시안컵 등 소집 기간이 긴 대회에 참가할 때 선수들이 숙소 안에서 여가시간을 자유롭게 보내도록 휴게실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며 “이번 대회 휴게실에 카드, 바둑, 보드게임, 윷놀이, 플레이스테이션, 노래방 기기 등이 비치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시안컵 출정을 위한 대표팀 소집 당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꼭 필요한 때가 아니면 선수들과 접촉을 최소화해 선수들이 대회에 집중하도록 하라’는 내부 지침을 모든 지원 인력에게 내렸다”며 “그런데 해당 직원이 내부 지침을 어기는 등 팀장으로서 업무를 부적절하게 수행했다는 문제 제기가 안에서 나왔고 조사 결과에서도 이런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20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해당 직원을 직위 해제한 상태다. 협회는 당사자와 주변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로 인사위원회를 열고 해당 직원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