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차르’ 푸틴, 종신집권의 길로… 득표율이 관건

이지안 2024. 3. 13.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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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되는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72·사진) 대통령의 재집권이 확실시되면서 선거가 사실상 종신 집권을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나발니의 최측근인 볼코프는 러시아 대선이 "푸틴 대통령을 위한 서커스에 불과하다"고 비판해 온 인물이다.

에스토니아 매체 델피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대선을 앞두고 푸틴 대통령을 위한 선전 활동에 약 10억유로(약 1조4000억원)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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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부터 사흘간 러시아 대선
후보 4명이지만 압승 기정사실
잇단 정적 제거 지지율 86% 달해
나발니 측근까지 괴한 의문 피습
“주권훼손 땐 핵사용” 건재 과시도
득표율 75% 이상 목표로 삼아
5선 성공 땐 총 30년 ‘최장 통치’
푸틴 “北 자체 핵우산 가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되는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72·사진) 대통령의 재집권이 확실시되면서 선거가 사실상 종신 집권을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13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대선은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치러진다. 투표소는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 동안 운영된다. 러시아 대선이 하루가 아닌 수일 동안 치러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최초로 전자투표제도 도입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타스연합뉴스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선거에서 투표권을 갖는 유권자 수가 러시아 시민 약 1억1230만명과 해외 거주 러시아인 약 190만명이라고 밝혔다.

출마 후보는 푸틴 대통령(무소속), 레오니트 슬루츠키(56·자유민주당),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40·새로운사람들당), 니콜라이 하리토노프(76·공산당) 총 4명이다. 푸틴 대통령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 역시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된다.

결과는 푸틴 대통령의 ‘압승’이 자명한 상황이다. 러시아 민간 여론조사기관인 레바다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조사에서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86%에 달했다. 2000년을 시작으로 4번의 대선에서 승리한 푸틴 대통령이 5선에 성공하면 2030년까지 총 30년을 집권하게 된다. ‘현대판 차르(황제)’라는 별명답게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공산당 서기(29년)를 제치고 러시아 현대사에서 최장기 통치자에 등극한다. 푸틴 대통령은 2020년 헌법을 개정해 2030년 대선에도 출마할 수 있다. 신변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 한 사실상 종신 집권이 가능한 구조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지하철역 플랫폼에 온라인 투표 등을 홍보하는 대통령 선거 안내 포스터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이번 대선의 관전 포인트는 푸틴 대통령의 득표율이다. 푸틴 대통령은 3년 차에 접어든 전시 상황에서도 자신의 지지 기반이 여전히 건재함을 대내외에 공표하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러시아 대통령 행정실은 득표율 목표를 75% 이상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 기간 연장과 전자투표 도입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

푸틴 대통령은 정적 제거에도 열을 올려 왔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반대하는 야권 후보 보리스 나데즈딘과 예카테리나 둔초바 모두 ‘후보 등록 서류에 결함이 있다’는 이유로 출마가 금지됐다. 푸틴의 최대 정적으로 꼽혔던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는 지난달 수감 중이던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의문사했다. 12일에는 나발니가 창설한 반부패재단의 의장을 맡았던 레오니트 볼코프가 리투아니아에서 괴한에게 망치로 피습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정권의 건재함을 드러내는 선전 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핵 위협 수위를 높이며 자국의 군사력을 과시하는 방식이다. 그는 이날 공개된 현지 공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가의 존립과 관계있거나, 우리의 주권과 독립이 훼손되는 상황이라면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며 “핵무기들은 항상 전투 준비 태세에 있다”고 강조했다. 에스토니아 매체 델피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대선을 앞두고 푸틴 대통령을 위한 선전 활동에 약 10억유로(약 1조4000억원)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솔네치니다르 지역 주민들과 만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의 득표율에 영향을 미칠 유일한 ‘변수’는 선거일에 예정된 반정부 시위다. 나발니의 부인 율리야 나발나야는 이달 초 “이번 대선은 완전한 허구”라며 “선거 마지막 날(17일) 투표소에서 투표용지를 망치거나, 나발니의 이름을 적는 방식으로 푸틴 대통령에 저항하자”고 촉구했다. 지난 1일 모스크바 남동부에서 치러진 나발니의 장례식에도 수천 명의 추모객이 몰렸다. 반정부 시위 역시 예상을 깨고 푸틴 대통령의 득표율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은 자체 핵우산을 가지고 있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어떤 것도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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