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또’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양봉업계 ‘벌벌벌’
[KBS 대전]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박연선입니다.
월동을 끝낸 꿀벌들로 가득해야 할 벌통 안이 이렇게 텅 비었습니다.
양봉 농가에서 꿀벌이 집단으로 사라지는 현상이 최근 몇 년간 계속되고 있는데요,
올해는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한국양봉협회 충남지회에 따르면 충남과 세종 1,281개 농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달 기준 57%의 봉군, 즉 벌떼가 월동 후 폐사했는데, 우리 지역이 전국에서 가장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상적으로 1군당, 만 5천여 마리의 벌이 있는 걸 생각했을 때, 최소 15억 4천여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김용석/한국양봉협회 충남지회 사무국장 : "벌 관리를 할 때요. 일주일에서 열흘 사이에 한 번씩 (벌통을) 열어봐요. 볼 때마다 벌이 없어져요. 이게 양봉의 현실이에요. 죽어 있는 게 아니라 없어진 현상이 많이 일어났어요. 실제로. 문제가 심각하죠. 과반이 죽었다는 거니까요."]
그렇다면 그 많던 꿀벌은 어디로 갔을까.
이른바 '꿀벌 군집 붕괴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2000년대 중반부터 보고되기 시작해, 머지않아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질 거란 경고까지 나오기도 했습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대기오염, 바이러스와 곰팡이, 전자파와 농약 등이 원인으로 꼽히지만, 꿀벌 집단실종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집단으로, 또 연쇄적으로 꿀벌이 사라지는 기이한 현상은 방제제에 내성을 가진 기생충 '응애'가 원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학계 의견은 어떨까요.
한국양봉학회에도 물어봤습니다.
[정철의/한국양봉학회 고문/국립안동대 식물의학과 교수 : "꿀벌응애와 가시응애가 방제되지 않고 밀도가 높아지면서 꿀벌에 큰 피해를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요. 특히 충남 지역, 세종시 인근 지역 쪽에는 등검은말벌의 밀도가 월등하게 높거든요. 또 따뜻한 겨울은 겨울을 나야 하는 곤충들에게는 좋지 않습니다. 따라서 꿀벌의 기생체 관리의 문제, 꿀벌 포식자의 문제, 기후 변동성의 증가, 이런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원인에 대한 분석이 제각각이다 보니, 해법도 제각각.
잘못된 정보도 많습니다.
전국의 많은 양봉 농가들은 "정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대부분 유튜브를 통해 정확한 근거가 부족한 추측성 영상을 보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반복되는 꿀벌 실종 사태에 양봉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어 피해 규모는 해마다 늘고만 있습니다.
이에 양봉업계는 중앙정부에 꿀벌 피해를 자연재해, 농업재해로 인정해달라면서, 해결책이 마련될 때까지 양봉업자가 살아갈 수 있는 적절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용석/한국양봉협회 충남지회 사무국장 : "양봉만 해서는 못 먹고 삽니다. 생활이 안 돼요. 피해 본 농민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게끔 해줘야 하고요. 예를 들어서 소, 돼지 같은 것은 난리가 납니다. 50% 죽었다고 하면 난리 나죠. 그런데 지금 양봉은 눈에 안 보여서 그렇죠. 영향이 엄청 큰 거예요. 양봉이 공익적 가치가…."]
충남도는 부랴부랴 오는 15일까지 꿀벌 폐사 피해율을 조사한 후 대안을 마련한단 계획을 내놨고, 충남도의회에서도 양봉산업 활성화를 위한 조례안이 어제 상임위를 통과했는데요,
사라진 꿀벌을 되찾고 양봉 농가를 살릴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박연선 기자 (zi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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