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노무현’ 이광재 “분당을 대한민국 1등 교육도시로 만들겠다”…800명 어르신 ‘밥퍼’ 봉사 [민심로드 2024]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노 전 대통령의 ‘적자’로 불리는 사람. 이번 총선에서 경기 성남분당갑에 출마한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3일 매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노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권위주의적인 것을 싫어하고, 실용주의를 추구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분당갑에 출마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성남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분당갑은 민주당이 총선에서 2016년 한번 승리했을 정도로 험지로 꼽힌다. 세 번의 대선을 도전한 현역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맞붙어 이번 총선의 최대 격전지중 하나이기도 하다.
분당갑에 첫 도전한 이 후보는 자신을 알리기 위해 지역 곳곳을 누비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빴다. 이른 새벽부터 지하철역, 큰 사거리 등에 나가 출근인사를 나눴고, 어르신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분당노인회 정기총회에 참석한 후, 복지관을 찾아 점심 배식 봉사를 했다. 이 밖에도 지역 상인들, 주민 대표들과 비공개로 간담회를 진행하며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 후보는 이날 야탑역 모처에서 열린 분당노인회 정기총회에서 “아나운서 이광재를 기억해주세요”를 연신 외치며 어르신들과 인사를 나눴다. “누구냐”고 재차 묻는 어르신도 있었지만 일부는 “나도 강원도 출신이다”라며 이 후보를 반갑게 맞이했다.
이정숙씨는 매경닷컴과 만나 “생각보다 따뜻하게 맞이해 주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았다”며 “처음에는 험지라고 해서 조금 긴장했는데, 눈 마주치면서 미소 지어주시는 분들이 많다. 지하철역이나 상가에 주로 인사를 다니는데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다”고 전했다.
복지관에서 만난 분당갑 주민 A씨는 “사실 어르신들이 지금까지 배식 봉사를 왔던 민주당 후보들과는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며 “이 후보한테는 조금 더 호의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판교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하면서 생각한 공약이 있다고 한다. 그는 “여기처럼 잘 돼있는 복지관이 구도심에는 거의 없다”며 “서현동 등에도 이런 노인종합복지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르신들이 집 가까이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기는 엘리트 계층이 많아서 은퇴 후 2라운드를 도전할 가능성이 많은 분들이 있다”며 “유튜브 학교를 만들어 연세 드신 분들도 그걸 배워 지식을 전파할 수 있다. 좀 더 전문적인 분들이 계시면 그 분야의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등 유튜브 학교와 2라운드 클럽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분당 주민들이 탄천에 애정이 깊다”며 “국회의원 시절 주요 하천을 국가가 관리하는 법을 통과시켰는데, 이를 기초로 탄천을 업그레이드시킬 계획이다. 한강 고수부지나 서울 양재천처럼 파크골프장, 수영장 등 체육시설을 늘려 즐거운 노후를 어르신들께 선물하고 싶다. 좋은 운동 시설이 될 것”이라고 했다.
-분당갑을 선택해 출마한 이유.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강력한 경제 성장의 메시지를 확실히 줘야겠다는 마음으로 왔다. 결국 정치의 목적은 ‘국민 삶의 질’이다. 분당 판교를 국민의 삶이 행복한 터전으로 만들고, 정치인들에게 교과서가 되는 성공 모델로 만들려고 한다. 판교라는 경제 성장과 분당의 재건축이 만나면 미래도시, 대표 도시를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
분당 판교를 대한민국의 미래, 경제, 정치 1번지로 만들고 싶다. 국가는 잘 사는데, 국민의 삶은 불행한 시대를 끝내야 한다. 1기 신도시 이후 새로운 도시 건설의 모멘텀이 필요한 분당, 대한민국의 혁신을 이끄는 판교가 있는 분당갑에서 새로운 희망을 본다.”
-분당갑 민심은 어떻게 보시나.
“처음에는 ‘이광재가 누구지?’ ‘들어는 봤는데 강원도 사람 아니야?’라고 하신 분들이 있었다. 2주간 바닥을 다니며 열심히 주민들에게 인사드리고 대화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또 ‘민주당에서 이광재는 좀 다른 사람이다’ ‘보수층이 수용할 만한 사람이다’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
분당 판교를 한 차원 더 발전시킬 구상을 진심을 담아 전하고 있다. 풍부한 국정경험을 기초로 지역별 현안을 상세히 듣고, 대책을 주민과 함께 논의하는 시간을 늘려가고 있다.”
-재건축, 교육, 교통 문제가 분당갑 주요 이슈로 떠올랐는데 후보마다 특색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 이 후보 공약의 특색은?
“재건축을 신속하게 성공시키는 것은 여야를 넘어 공통의 의견이다. 결국 장기적으로 ‘어떤 도시를 만들어낼 것인가’라는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미래 시범도시’라는 법적 개념을 만들려고 한다. 단지 내에서 아이 키우고, 어르신 모시고, 건강도 관리하는 미래형 올인빌(All in Vill) 공간을 만들겠다. 대한항공 라운지처럼 사람들과 교류하고, 문화생활도 즐기는 그런 공간을 만들려고 한다.
핵심은 경제성이다. 재건축이 나에게 어떤 이익이 되느냐, 재건축 이후 집값이 오를 것이냐가 주민의 관심 현안이다. 나는 교육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학교는 집값을 견인한다. 그리고 교육 투자는 주민에게도, 사회적으로도 고루 이익이 되므로 공적으로 바람직하다. 판교테크노밸리 기업과 연계해 방과후 AI 수업을 열고, 과학고 및 과학영재학교 유치, 창업경진대회 개최로 일등교육도시를 만들어내겠다.”
“정치인은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 나는 청와대, 3선 국회의원, 장관급 공무원(국회사무총장), 도지사의 경험이 있다. 풍부한 국정경험을 기초로 사소한 민원 하나까지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또 지하철 연장 등 대형 인프라사업을 어떻게 이뤄낼지에 대한 경험이 있다. 요즘 간담회 등을 통해 주민들과 상세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주민들이 결국 진정성을 알아봐주시리라 생각한다. 재건축 문제를 풀기 위해 현재 서현1동 삼성한신아파트로 이사 왔다. 주민과 함께 부딪치고, 만나서 이야기하고 보고 느껴야 문제가 생생히 다가오고, 해법이 보인다. 정치는 말이 아니라 몸으로 하는 것이다. 온몸으로 느끼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내 권양숙 여사께서 ‘새로운 노무현’이라고 적힌 화분을 선물하신 것을 봤다. 무슨 뜻일까.
“노무현의 정신은 뜨거운 도전, 통합과 실용의 비전을 담고 있다. 부산 사람 노무현은 서울 종로에서 부딪치고 깨지고 성공했다. 정치적 라이벌들을 장관에 기용하고, 한미FTA를 통해 개방형 통상국가의 길을 걸었다. 연기금 주식에 투자할 때도 ‘기금 사회주의’라고 비판이 많았다. 700포인트로 시작해 200포인트로 끝났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 두 분이 판교라는 IT 혁명의 근거지를 만들었다.
지지자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가를 위한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렸다. 권위주의를 배척하고 실용주의를 개척했다. 그래서 나도 결국 실용주의 노선을 확보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정치라는 건 옳고, 그름보다는 실용적인 합리성과 데이터, 숫자라고 본다.”
-파출소에도 방문하셨던데 어떤 이야기를 들으셨나.
“분당갑에 파출소, 지구대가 없는 곳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좀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순찰차 체제가 있기는 하지만 지구대나 파출소가 있으면 심리적 안정감이 들고 범죄가 많이 줄어든다.”
-이번 총선에 임하는 포부는.
“주민들을 만나며 그들의 높은 의식 수준에 많이 놀란다. 탄천에서 만난 한 분이 그러시더라. “여기 왜 왔어요? 뭘 할 거예요? 그게 나한테 어떤 도움이 되지요?” 현안을 정확히 꿰뚫고 계시고, 정책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으시다. 더 부지런히 공부하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가진다. 풍부한 경험을 가진 주민의 말씀을 고개 숙여 듣고, 가슴에 새기며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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