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규 "전공의도 교수도 악마화…용산발 의료대란 필수의료·지지율 역행"

한기호 2024. 3. 13.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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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의대 대폭 증원, 이른바 의료개혁 정책패키지를 공개 비판하다 수사받게 된 흉부외과 전문의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3일 "정부가 (약 9000명 사직한) 전공의 악마화에 이어 전국 의대교수들에 대한 악마화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며 '필수의료 살리기'와 역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환규 전 회장은 "국민은 의대교수들을 비난하겠지만, 2000명을 고집하며 물러서지 않는 정부도 함께 비난할 것이다. 용산을 편드는 A일보는 끝까지 편향된 기사만 쓰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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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2014년 4워 대한의사협회 제37대 회장을 지낸 흉부외과 전문의 노환규 하트웰의원 원장이 지난 3월9일 오전 SNS 공개글 등으로 전공의 집단 사직을 공모했다며 보건복지부가 고발한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출석하면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윤석열 정부의 의대 대폭 증원, 이른바 의료개혁 정책패키지를 공개 비판하다 수사받게 된 흉부외과 전문의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3일 "정부가 (약 9000명 사직한) 전공의 악마화에 이어 전국 의대교수들에 대한 악마화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며 '필수의료 살리기'와 역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환규 전 회장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 관련 페이스북에서 "마지막 카드를 사용한 정부가 몸부림 치는 수준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12일) 19개 의대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들이 '전국 의대 교수 비대위' 구성과 함께 사직서 제출 여부를 15일까지 결정하기로 하자 정부 측이 '이유 없다'며 압박을 시작한 상황이다.

정부 측은 의대 입학정원 최소 2000명 증원 등 강행을 못 박은 채, 사실상 의사 측에 '환자 볼모' 책임론을 전가해왔다. 법정단체인 의협을 협상 상대로 불인정한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측 제안에 "'증원을 1년 연기한다든지, 규모를 축소한다든지' 등을 전제조건으로 한 대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박민수 차관은 "정부는 '특정 직역이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를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공세를 펴기도 했다. 노환규 전 회장은 "국민은 의대교수들을 비난하겠지만, 2000명을 고집하며 물러서지 않는 정부도 함께 비난할 것이다. 용산을 편드는 A일보는 끝까지 편향된 기사만 쓰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것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단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 정부는 전공의도 의대 교수도 처벌할 수 없으면서 대체 왜 협박을 해 온 것일까. B일보 사설대로, 대체 뭘 믿고 2000명을 지른 것일까. 이제서야 '아차' 하는 듯 싶으나, 저들은 교활하다"며 "결국엔 아마도 '국민을 위해'란 명분으로 물러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의사들을 더욱 악마화할 건데, '악마'로 불린 의사들이 고분고분 돌아올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정부가 '원점에서 재논의를 시작할테니 돌아오라'고 해도, 상처입은 의사 상당수는 돌아오지 않을 거다. 특히 필수의료를 중심으로"라며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던 용산의 정책이 반대의 결과를 낳는다"고 했다.

노 전 회장은 여당인 국민의힘 당원이었던 부인이 제출한 탈당신고서를 이날 페이스북에 공개하기도 했다. 또 앞선 글에선 "용산발 의료대란이 지속될수록 국민의힘 지지율은 더욱 큰 폭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라며 "적정 의사 숫자의 결정은 '과학'이어야 하는데 용산에서 '정치적 사안'으로 변질시킨 게 이번 사태의 본질"이라고 질타했다.

최근 '열흘 만에 정치 생각 90%'를 시사한 노 전 회장은 "권력자는 자신의 목표를 관철시키기 위해 불법적인 일들도 서슴지 않고 있다. 처음 '의료를 지키기 위해' 일어선 의사들이 이젠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는 일'까지 감당하는 상황"이라며 "잘못된 정보에 기반해 잘못된 신념을 가진 권력자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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