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고령화가 몰고 올 자산시장의 지각 변동
한국의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 합계출산율이 0.6%대로 추락하고 노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인구절벽 앞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경제 충격의 뇌관이 도사리고 있다는 '인구와 투자의 미래 확장판'의 저자 홍춘욱 박사는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 경제에 큰 충격을 주고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이 암울해진다는 여타 전망과 달리 향후 10년간은 경기 전망이 밝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AI(인공지능) 시대가 열리면서 생산성 향상으로 기업의 비용이 절감되고 노동시장이 유연해지면서 자본 투자도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책은 한국·미국·중국·일본의 인구 변화와 시장 전망을 토대로 인구 변화에 따른 '자산시장 대변동'을 기회로 만들라며 "장기 전망을 놓치지 말라"고 주문한다.
홍춘욱 지음 | 엔프앤미디어 | 312쪽
한국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지만 한국인의 노동시간은 2022년 기준 OECD 회원국 연간 평균 노동시간 1752시간보다 많은 1901시간에 달한다. 중남미 국가를 제외하면 사실상 경제 선진국 중에서 꼴찌에 가깝다. 독일 노동자가 일한 시간보다 무려 560시간이나 길었다.
일은 많이 하지만 여전히 소득의 균등은 요원하다. 한국은 물론 세계 관계에서도 여성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존재하고 그 여파는 가정으로 이어진다.
돌봄 노동은 가족에 대한 사랑의 노동으로, 가정은 외부 세계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휴식의 공간으로 간주되고 여성이 주도적 역할을 맡아왔다. 2014년 한 해 동안 영국에서 장기 무보수 돌봄 노동에 81억 시간이 소요됐고, 미국은 알츠하이머를 앓는 가족을 무보수로 돌보는 데에만 180억 시간을 썼다.
국제노동기구(ILO)는 데이터를 보유한 64개국에서 무보수 노동시간이 164억 시간에 달한다고 추산한다. 국민 전체 노동시간의 45~55%가 이른바 가사노동인 무보수 재생산 노동에 사용되고 있다.
영국 웨스트런던 대학교에서 젠더·기술·문화정치를 가르치는 헬렌 헤스터 교수와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에서 디지털 경제를 가르치는 닉 스르니첵 교수는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임금노동에 스스로 복종하는 사회구조 안에서,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려는 탈노동 프로젝트가 주로 남성 위주의 산업과 일자리에만 집중해왔다며, 흔히 가사노동으로 대표되는 '사회 재생산 노동'은 등한시 되어 왔다고 지적한다.
책은 '가사노동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자본주의 체제하의 노동 문제를 다방면으로 연구해온 저자들은 모든 사람이 일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성차별적인 가사노동을 공평하게 분담할 수 있는 효율적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지난 몇 세기에 걸친 변화를 추적하고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집안일'이라는 재생산 노동의 핵심 사안을 흥미롭게 들여다본다. 그러면서 변화를 위해 기술의 발전, 사회적 기준 강화, 가족 형태의 변화, 주거 공간의 실험이라는 네 가지 요소를 제시한다.
저자들은 기술의 발전은 탈노동을 이끌고 있지만 냉장고, 식기세척기, 진공청소기, 오븐 등 각종 가전제품이 집 안에 가득 들어차 있는데도 가사노동의 총량이 줄어들지 않는 현실을 지적한다.
저자들은 한국어판 서문에서 이 책이 주로 서방세계에 속한 고소득 국가들에 초점을 두어 한국의 인식과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과로에 반대하고 자유 시간의 젠더 불평등을 강조하는 이 책이 오히려 한국에 유독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악명 높은 근로시간, 최하위권의 워라밸 지수, 만성적 과로와 젠더 불평등, 가사노동의 불균형으로 인한 구성원의 상대적 박탈감 등이 심각한 지경에 이른 한국 사회에 많은 물음표를 던진다.
헬렌 헤스터·닉 스르니첵 지음 | 박다솜 옮김 | 소소의책 | 296쪽
자폐 스펙트럼(autism spectrum disorder, ASD)은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으며, 제한된 관심사와 반복적인 행동을 보이는 신경발달 장애를 일컫는다. 오랜 시간 생산성을 요구하는 사회구조의 특성 때문에 이 같은 증상을 가진 이들을 비정상인이자 사회부적응자 취급했다.
저자인 영국 캐임브리지대학교 발달정신병리학 및 실험심리학 교수인 사이먼 배런코언은 인류의 진보에는 인간의 뇌 속에 존재하는 '공감회로'과 '체계화 매커니즘'이라는 두 엔진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공감능력'은 개체간 복합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인류 문명을 발전시킬 수 있었지만, 무엇보다 '체계화 매커니즘'을 발현함으로써 인류 문명의 거의 모든 것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체계화 능력이 고도로 발달한 사람은 과학, 예술, 스포츠, 문학,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찾을 수 있는데, 발명가 에디슨의 경우 '만일-그리고-그렇다면' 패턴으로 1만 번 검토, 재검토하면서 주요한 시술를 찾아내고 새로운 패턴을 발견하며 수많은 발명품을 쏟아냈다.
피아노의 거장 글렌 굴드, 농구스타 코비 브라이언트, 앤디 워홀,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한스 크리티안 안데르센, 헨리 캐번 디시 등도 이 같은 패턴을 반복하며 마음을 가라앉히는 힘을 찾아냈다고 말한다.
저자는 획기적인 이들 재능가들이 자폐 성향이 있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사상 최대 규모인 60만 명의 뇌를 분석한 '영국 뇌 유형 연구'를 통해 자폐인이 어떤 상호작용을 통해 세부를 놓치지 않는 치밀함, 본질과 원리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 흐트러지지 않는 집중력 등 이들이 가진 강점과 자폐 사이에 어떤 다리가 놓여 있는 것은 아닌지 증명하고자 한다.
실제 이 연구에서 자폐인 중에 고도로 체계화 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또한 출생 전 노출되는 성호르몬의 농도와 유전적 요인이 자폐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도 증명했다.
저자는 모든 사람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 자신만의 장점과 약점을 가진다고 본다. 본질적인 공감능력에 더해 자폐인들에게서 두드러지는 또 다른 힘인 '체계화'를 통해 인류가 문명화 되고 진보의 역사가 이어질 수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자폐는 우리와 틀림이 아닌 다름으로 다가올 것이다.
사이먼 베런코언 지음 | 강병철 옮김 | 디플롯 | 4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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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민수 기자 maxpres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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