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관리자와 싸워도 블랙리스트에 올려…채용 제외 지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쿠팡이 취업 제한을 목적으로 1만6450명의 블랙리스트를 작성·운영했단 의혹을 제기한 공익제보자 김준호씨가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얼굴을 드러내어 쿠팡 블랙리스트 실체에 대해 폭로했다.
김준호씨는 13일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리자랑 다툼이 있었거나 그저 관리자 마음에 들지 않고 혹은 (쿠팡의 부당노동행위를) 고용노동부에 신고했단 이유로 억울하게 블랙리스트에 올라간 사람들이 채용에서 제외되는 것을 보고 제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쿠팡이 취업 제한을 목적으로 1만6450명의 블랙리스트를 작성·운영했단 의혹을 제기한 공익제보자 김준호씨가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얼굴을 드러내어 쿠팡 블랙리스트 실체에 대해 폭로했다.
김준호씨는 13일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리자랑 다툼이 있었거나 그저 관리자 마음에 들지 않고 혹은 (쿠팡의 부당노동행위를) 고용노동부에 신고했단 이유로 억울하게 블랙리스트에 올라간 사람들이 채용에서 제외되는 것을 보고 제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2022년 1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쿠팡주식회사 자회사로 쿠팡 물류를 총괄하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쿠팡풀필먼트) 이천 호법센터 인사(HR)팀에서 일하며 단기직 채용과 업무가이드 제작 등을 맡았다. 지난해 기준 쿠팡풀필먼트 전체 노동자(3만7669명) 중 일용·단기직 등 계약직 노동자(2만6325명) 비중은 69.8%에 이른다.
앞서 공공운수노조 쿠팡지회와 ‘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쿠팡대책위)는 지난달 14일 쿠팡 내부자료로 추정되는 ‘피엔지(PNG) 리스트’란 제목의 엑셀 파일을 공개했다. 파일엔 2017년 9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쿠팡풀필먼트에서 일한 노동자 1만여명의 이름, 생년월일, 연락처 등 개인정보와 함께 ‘정상적인 업무 수행 불가’ ‘비자발적 계약 종료’ 등 사유가 적혀 있어 ‘블랙리스트’ 의혹이 제기됐다.
김씨는 기자회견에서 “회사에선 ‘사원평정’이라 불러 처음엔 뭔지 몰랐고, 그저 이 명단 대상자들은 채용에서 제외하라길래 따랐다”며 “우연히 명단 성명란에 이름이 아닌 ‘제이티비시(JTBC) 작가’라고 입력된 것을 보고 블랙리스트란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 명단엔 기자·작가 등 언론사 소속 70명도 포함돼 있다.
쿠팡이 이 명단을 ‘출처 불명의 문서’라고 해명한 데 대해 김씨는 “해당 문서는 인사팀 직원이라면 누구든지 확인이 가능한 자료”라고 반박했다. 채용을 담당하는 인사팀은 쿠팡 사내 인사노무관리 시스템에 접근 가능한데, 이 시스템에 이른바 블랙리스트가 등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사팀이 채용 때 지원자 명단을 이 시스템에 올리면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권영국 쿠팡대책위 대표(변호사)는 쿠팡이 관리하는 피엔지 리스트 관리 도메인(인터넷) 주소 끝부분이 ‘/blacklist.html’로 확인됐다며 “쿠팡 스스로 블랙리스트로 명기하고 있다”고 짚었다.
쿠팡대책위는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올라 재취업을 거부당한 피해자들을 모아 이달 중 쿠팡을 대상으로 집단 고소를 진행하기로 했다. 취업에서 배제된 80여명의 제보도 받아놓은 상태다. 앞서 쿠팡대책위는 노동자 취업 방해를 처벌하는 근로기준법(40조), 개인정보의 목적 외 이용을 금지한 개인정보보호법(18조) 위반 등 혐의로 경찰과 고용노동청에 쿠팡을 고발했다.
한편, 쿠팡 쪽은 한겨레에 “민주노총과 문화방송(MBC)은 자료 유출 목적으로 회사의 영업기밀 자료를 탈취한 범죄자들을 마치 공익제보자인 것처럼 둔갑시키고 있다”며 “제보자들은 수백개의 회사 영업비밀을 불법 탈취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 [속보] 민주 경선에서 전해철 탈락…박지원·정동영 승리
- 의사협회 간부 ‘음주운전 사망’ 전력…“정부에 대한 투쟁이 속죄”
- 남자 축구 대표팀, 아시안컵 전지훈련 숙소서 ‘돈 걸고’ 카드놀이
- 26살 소방관 아들 보낸 아빠, 순직자 자녀에 5억 ‘숭고한 기부’
- 사과 싸게 사러 40km 와서 “하나만 더 주면 안 돼요?” [현장]
- 국힘 후보 또 막말…조수연 “조선보다 일제 강점기에 더 살기 좋았을지도”
- 19개 의대 교수들 15일 사직 여부 결정…의·정 대치 악화일로
- 스트레스→암 확산 비밀 풀렸다…‘끈적한 거미줄’ 세포에 칭칭
- ‘호주대사 임명’ 말릴 사람, ‘용산’엔 한명도 없었던가 [권태호 칼럼]
- 전주 간 조국 “가장 앞에서 끝까지 싸울 것”…전국 행보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