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무효 확정에도 ‘선거보전금 먹튀’…헌재 “반환하라”
[앵커]
공직선거법은 당선무효형이 확정된 당선인 내지 정당에게 정부의 선거 비용 보전금을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해당 조항에 대해 한 전직 지자체장이 지나친 재산권 침해라면서 헌법소원을 제기했는데요.
헌법재판소는 '선거의 공정성 확보'라는 공익이 더 크다며 합헌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김태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형이 확정된 박경철 전 익산시장이 기탁금과 선거보전금 등 1억 원 반환을 거부하며 낸 헌법소원이 기각됐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대 1 의견으로 당선무효된 자의 선거보전금을 반환하도록 규정한 공직선거법 조항을 합헌으로 판단했습니다.
박 전 시장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하지만 이듬해 허위사실 공표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벌금 500만 원이 확정돼 직을 잃었습니다.
익산시 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박 전 시장에게 선거보전금 등 1억 1,000여만 원을 반환하라고 요구했지만, 박 전 시장은 납부를 거부했습니다.
정부는 2021년 반환 소송까지 제기해 1심에서 승소했고, 박 전 시장 측은 위헌법률심판과 헌법소원을 잇따라 제기하며 맞섰습니다.
박 전 시장 측은 "형의 경중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선거보전금을 반환하도록 규정한 것은 재산권 침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헌재는 "선거의 공정성 확보라는 공익이 선거범 본인의 귀책사유로 인한 재산적 불이익보다 크다"면서 박 전 시장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은애 재판관은 "별도의 사법심사를 거치지 않고 사실상 재산형을 부과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초래한다"며 기탁금을 반환하도록 한 부분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반대 의견을 남겼습니다.
박 전 시장의 헌법소원 제기로 중단됐던 '선거보전금 반환' 항소심은 오는 27일 2년 5개월여 만에 첫 변론을 열고 재개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김태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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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ab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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