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완전 자본잠식…주식거래 정지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본사. 연합뉴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태영건설이 완전 자본잠식에 빠져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13일 태영건설은 지난해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5626억원을 기록했다고 한국거래소에 공시했다. 누적 적자로 자본금을 몽땅 까먹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것이다. 회사 쪽은 “채권단 공동관리 절차 개시로 인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예상 손실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우발채무로 분류했던 피에프 사업장의 예상 추가 손실 등을 재무제표에 반영한 여파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자본금 전액 잠식으로 다음달 1일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일까지 자본잠식 해소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면 상장 폐지 기준에 해당될 수 있다”고 밝혔다. 코스피에 상장된 태영건설 주식은 이날부터 거래가 즉시 정지됐다. 이날 태영건설 종가는 주당 2310원으로 지난 1월11일 종가(3765원)에 견줘 38.6% 떨어진 상태다.

태영건설은 “자본잠식은 워크아웃 상황과 맞물린 불가피한 과정”이라며 “앞으로 기업 개선 계획이 신속하게 수립되면 출자 전환 등을 통한 자본 확충으로 조속히 경영 정상화를 이루고 워크아웃을 신속히 졸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태영건설 주채권기관인 산업은행도 이날 자료를 내어 “자본잠식은 워크아웃 진행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거래정지 및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되더라도 워크아웃의 정상적인 진행에는 영향이 없다”며 “채권단은 기업개선계획이 의결될 경우 자본확충 등 정상화 방안을 신속 이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