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대생 대화 불발, 휴학계 처리 두고 극한 ‘대립’
교육부가 13일 오후 6시를 데드라인으로 두고 의대생들에게 제안한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의대 정원을 둘러싼 갈등이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의대생들의 휴학 신청은 늘어나고 있다. 의대 교수들은 학생들이 제출한 휴학 신청서에 서명을 하고, 의대 학장에게 휴학계 수리를 하도록 압박하는 등 행동에 나섰다.
13일 교육부에 따르면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과 교육부는 이날 대화에 나서지 못했다. 교육부는 이날 오후 6시37분쯤 “현 의대협 비대위 측에서 어떠한 회신도 받지 못했다”며 “의대협과 대화의 창구를 열어 놓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주호 교육부총리는 지난 11일 동맹 휴학에 나선 의대생들의 복귀를 설득하려 대화를 제안했다.
40개 의대 학생 대표인 의대협은 이날 대의원 서신에서 “의대협은 교육부로부터 어떠한 공식적인 연락을 직접 받지 못했다”며 “교육부가 협회에 대한 존중과 대화의 진정성을 갖는다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으며 오히려 학생들의 휴학계를 처리하지 말라는 비상식적이고 모순적인 태도에 큰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교육부와 의대생들의 대화가 불발되면서 정부와 의대생들의 대치도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의대생들은 요건을 갖춰 휴학 신청을 하며 동맹휴학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교육부가 공개한 전날 유효 휴학 신청자는 511명이다. 지난 10일과 11일 유효 휴학 신청자가 한 자릿수였던 것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교육부는 요건을 갖췄더라도 동맹휴학은 휴학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날에도 휴학 허가는 5명뿐이었다.
교육부는 대학본부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11일 의대가 있는 40개 대학에 공문을 보내 “의대생들의 대규모 휴학을 허가하면 절차를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오후 3시 전북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총장, 의대학장과 만나 “학생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휴학은 허가하지 않도록 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의대 교수들은 구체적인 행동에 나섰다. 이날 전북대 의대 교수들은 이 부총리의 전북대 방문에 맞춰 ‘의대 교육의 전문가는 정부도 대학 총장도 아닌 현장에서 학생을 만나고 있는 의대 교수입니다’ ‘양질의 교육 환경은 단기간에 절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했다.
일부 의대 교수들은 학생들의 유급을 막고 등록금 일부의 환불조치를 위해 휴학 신청서 서명에 나섰다. 이날 의대 교수들 사이에선 휴학 신청서에 서명을 한 뒤 의대 학장이 휴학계를 수리하도록 압력을 넣자는 제안이 공감대를 얻었다.
대부분 대학은 학칙에 따라 수업일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한 학생에게 F학점을 준다. 학생은 F학점을 한 번이라도 받으면 유급 처리된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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