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번에도 ‘의원 꿔주기’ 꼼수

김병관 2024. 3. 13.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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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왜곡하고 위성정당을 안착시키기 위한 거대 양당의 '의원 꿔주기' 꼼수가 4년 만에 되풀이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13일 비례대표 의원 8명을 당에서 제명해 비례용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꿔주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조만간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대한 의원 꿔주기 작업에 시동을 걸 예정이다.

민주연합이 9명 이상의 현역 의원을 확보한다면, 거대 양당은 자신들이 구상한 시나리오대로 비례 선거를 치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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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김예지 등 비례 8명 제명
위성정당 국민의미래行 방침
민주당도 조만간 ‘작업’ 예고
편법·구태 반복에 비판 일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왜곡하고 위성정당을 안착시키기 위한 거대 양당의 ‘의원 꿔주기’ 꼼수가 4년 만에 되풀이되고 있다. 여야가 편법과 구태를 반복하면서도 자성 없이 ‘네 탓’ 공방만 벌이며 한국 정치를 후퇴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13일 비례대표 의원 8명을 당에서 제명해 비례용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꿔주기로 했다. 총선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거나 컷오프(공천배제)된 김근태·김예지·김은희·노용호·우신구·이종성·정경희·지성호 의원이 대상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례 의원이 의원직을 유지한 채 당적을 옮기려면 당 윤리위원회와 의원총회 의결을 거쳐 제명돼야 한다. 국민의힘은 이날 윤리위 회의를 열고 이들에 대한 제명을 의결했고, 15일 화상 의총에서 나머지 과정도 속전속결로 밟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미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례대표 면접심사에서 참석자들이 면접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도 조만간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대한 의원 꿔주기 작업에 시동을 걸 예정이다. 선거를 위해 급조한 위성정당이 높은 순번의 기호를 받을 수 있도록 거대 양당이 일제히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자신의 위성정당이 각각 비례 투표용지의 첫 번째, 두 번째 칸에 위치하길 희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민주연합 기호는 3번, 국민의미래 기호는 4번이 돼야 한다. 정당 기호는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오는 22일 기준 소속 의원 수가 많은 순서대로 일차적으로 정해진다. 민주연합이 9명 이상의 현역 의원을 확보한다면, 거대 양당은 자신들이 구상한 시나리오대로 비례 선거를 치를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연합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보당 윤희숙 대표, 이 대표, 더불어민주연합 윤영덕, 백승아 공동대표, 새진보연합 용혜인 상임대표. 공동취재사진
비례 선거 성적에 정당의 존폐가 달린 제3지대 정당들도 유리한 기호를 받기 위한 현역 의원 확보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각각 4석과 3석인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는 전국 통일 기호 부여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두 당이 통일 기호를 받기 위해선 지역구 의원을 5명 이상 확보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선거구별로 기호가 달라져 선거운동에 차질이 생긴다.

두 당의 현역 의원 영입 성과에 따라 녹색정의당의 기호도 달라질 전망이다. 6석보다 많은 의원을 확보한 제3지대 정당이 나오면 녹색정의당의 기호는 그만큼 뒤로 밀리게 된다.

조국혁신당의 경우 현역 의원이 1명뿐이지만 지지세가 두터운 조국 대표의 이름이 당명에 들어가 있는 만큼, ‘기호 확보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병관·구윤모·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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