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는' 사생활 토크, 듣는 사람만 눈치 보는 아이러니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과하면 독이 된다. 배려라곤 없는 사생활 토크에 귀가 아프다.
12일 SBS 예능프로그램 '강심장VS'에 출연한 이지혜는 "매 순간, 어제도, 매일" 결혼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만났던 남자 중 놓쳐서 아쉬운 사람이 있는지 묻자 "생각해 보면 한 사람 있다. 직업은 CEO다"고 솔직 고백했다.
당시 결혼을 원했다는 이지혜는 "CEO 오빠들은 밖에서 노는 여자 싫어한다. 집 위치를 추적할까 봐 철저하게 관리했다. 너무 놀고 싶었고, 그 사람도 너무 지키고 싶었다"며 경비실에 핸드폰을 맡기고 놀러 다닌 일화를 덧붙였다.
솔직함이 대세라지만 과했다. 특히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남편과 두 아이를 모두 공개하고 있는 만큼 더 '헉'스러웠다. 물론 재밌자고 한 말일 거다. 이지혜는 해당 토크 후 남편에 대한 진심 어린 마음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매번 화제 되는 건 이지혜의 '이혼할 결심'이다. 이지혜는 지난해 12월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에 출연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사람과 어떻게 조용히 헤어질 수 있을까 생각했다"면서 "너무 알려져 있고 아이들도 알려져 있다. 향후에 어떻게 조용히 떨어져 살지 생각했다. 왔다 갔다 한다"고 털어놨다.
남편과 아이들을 배려해 '조용한 이별'을 고민했다면서 입만 열면 기삿거릴 만들었다. 폭주하는 사생활 토크에 시청자들만 괜히 남편과 아이들 눈치를 봤다.
김대호 아나운서도 꾸준한 전 연인 토크로 빈축을 샀다.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도망쳐: 손절 대행 서비스'에 출연해 "과거 5년 사귄 여자 친구에게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으며 잠수이별했다"고 밝힌 것.
김대호 아나운서는 "여자 친구가 모진 말을 했다. 다시 꺼내기 힘들 정도로 모진 말이고 인신공격에 가까웠다"면서 "맥이 풀리면서 뭔가 끊어진 느낌이 들었다. 보통이라면 이야기도 하고 싸우기도 했을 텐데 그럴 의지조차 꺾였다. 그다음부터 연락을 못 받겠더라. 장문의 문자도 왔는데 이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었다"며 또 한 번 일방적인 입장을 전했다. 지상파 방송에서 말이다.
잠수이별 자체도 실망스럽지만, 시청자들은 그간 김대호 아나운서가 유튜브, 방송 가리지 않고 해당 전 연인을 언급해 온 것에 주목했다. 예의가 아니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특히 본인이 잠수이별을 택했으면서 "연락 달라. 번호 안 바뀌었다"며 영상 편지를 남긴 것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두 사람 모두 화제를 모으는 덴 성공했다. 다만 이미지에 플러스가 될지는 미지수다. 2024년 시청자들은 높은 공감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야기를 들으며 불편해할 누군가를 자연스레 떠올린다. 지극히 사적인 토크를 마냥 재밌게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다. 말하는 사람은 눈치 없고, 듣는 사람만 눈치 보는 아이러니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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