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상승세 주춤..."한동훈, 전통시장 환호에 취할 때 아냐"
한, 정국 주도 소재 발굴해야 할 시점
민주당 현역들에게 고전하는 후보들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공천 파동이 일부 봉합 수순에 들어가며 반사 이익이 줄었고, 조국혁신당의 초반 인기몰이로 애써 잠재운 정권 심판론이 재점화되면서다.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 온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개인기'가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갤럽 정례 조사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4%(2월 초)→37%(2월 중순) →40%(2월 말)로 상승세를 탔지만, 이달 초 조사에서 37%로 하락했다. 정권 심판론도 다시 과반이다. 같은 조사에서 '여당 다수가 당선돼야 한다'는 39%, '범야권 다수가 당선돼야 한다'는 51%였다.
정권 심판론 재점화됐지만 조국 신드롬 일시적일 수도
조국혁신당 출범이 원인으로 꼽힌다. 지리멸렬한 민주당에 실망해 숨어있던 정권 심판 표심이 조국혁신당이란 대안의 등장으로 다시 부상했다는 분석이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13일 본보 통화에서 "민주당에 불만을 가진 진보 성향 유권자에게 정치적 의사 표출을 위한 선택지가 하나 더 생기면서 위축됐던 심판론 정서가 다시 복원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했다. 실제 한국갤럽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1%에 그쳤지만 조국혁신당 지지율 6%를 합치면 국민의힘과 동률이다. 단 조국 효과는 "일시적 컨벤션 효과로 한 주를 넘기지 못할 것"(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이란 관측도 있다.
한동훈, 정국 주도 소재 발굴해야 할 시점
막바지에 접어든 공천 잡음 탓도 있다. 엄 소장은 "뒤늦게 불거진 여당의 공천 논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받고 있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이슈 등이 지지율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정권 심판론을 한 위원장의 존재감으로 희석했던 전략이 공천 과정을 거치며 힘이 빠졌다는 해석도 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나경원 연판장'에 이름을 올린 친윤계 초선 의원 다수가 공천을 받았고,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 국면에서 한 위원장 사퇴를 요구했던 이용 의원도 공천을 받았다"며 "비상대책위원들도 별다른 목소리를 못 낸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한 위원장이 전통시장 위주로 돌면서 환호를 받고 있지만 (어차피 국민의힘을 찍을 유권자의 환호에) 취해 있기에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 정체 등 상황이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윤 센터장은 "한 위원장이 이종섭 호주대사 출국에 대해 차별화된 목소리를 내거나, 여당 대표로서 의료 대란에 해법을 내는 등 정국을 다시 주도할 수 있는 소재 발굴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민주당 현역들에게 고전하는 후보들
격전지에서 후보 경쟁력이 밀린다는 진단도 나온다. 실제 국민의힘이 영입했거나 재배치한 후보들이 격전지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조사결과가 잇따른다. KBS·한국리서치가 8~10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서울 마포을(정청래 민주당 후보 41% 대 국민의힘 함운경 후보 32%) △서울 서대문을(김영호 민주당 후보 46% 대 박진 국민의힘 후보 31%) △대전 유성을(황정아 민주당 후보 47% 대 이상민 국민의힘 후보 28%) 등에서 여당 후보가 오차 범위(±4.4%포인트) 밖에서 밀렸다. 윤 센터장은 "총선은 전체적인 기류뿐만이 아니라 지역구 후보가 당 지지율을 흡수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가 중요하다"면서 "4~8년간 지역구를 관리한 민주당 현역 의원 후보들에게 여당 후보들이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지난 3~5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1,000명을 상대로 실시됐다. 전화면접 조사 방식으로 3개 통신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표본을 뽑았다. 응답률은 14.4%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KBS·한국리서치 여론조사는 지난 8~10일 실시됐다. 전화면접 조사 방식으로 성 연령 지역으로 층화된 가상번호 내 무작위 추출하는 방식으로 표본을 뽑았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서울 마포을은 해당 지역에 사는 만 18세 이상 501명을 상대로 조사했고 응답률은 9.9%였다. 서울 서대문을은 해당 지역에 사는 만 18세 이상 500명을 상대로 조사했고 응답률은 10.9%였다. 대전 유성을은 해당 지역에 사는 만 18세 이상 508명을 상대로 조사했고 응답률은 12.7%였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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