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북 경선 '최악의 난장판' … '정책대결' 실종 흑역사 기록될 듯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2대 총선 전북 10개 선거구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공천이 13일로 최종 마무리된다.
전주병과 정읍·고창, 남원·장수·임실·순창, 완주·진안·무주 등 4개 선거구의 경선 결과가 이날 밤 10시에 발표되면 10개 선거구의 공천전쟁이 종지부를 찍게 된다.
'공천이 곧 당선'인 민주당 양지 텃밭의 공천은 '무원칙 경선'과 잇따른 이의신청, 후보 간 고소와 캠프 측의 고발 등 사상 최악의 '진흙탕 싸움'이었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현역 교체 여론 속에서 중진들의 등판과 선수교체론이 맞물리면서 곳곳에서 유혈이 낭자하는 대전쟁이 벌어졌고, 올 2월 말에 뒤늦게 결정된 선거구 획정으로 대혼란 속에 이중잣대까지 적용하는 등 민주당의 오만을 지탄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가뜩이나 예비후보 간 신경전이 날카롭게 진행되는 마당에 경선 후보에서 배제됐던 후보가 청년 몫으로 뒤늦게 포함되는 등 5명→4명→5명 등 오락가락해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느냐"는 지역 내 비판이 강하게 제기됐다.
100% 국민여론조사를 앞두고 고검장 출신에게 가산점 20%를 준 민주당의 방침에 대해 "특혜를 주고라도 공천을 하고 싶다면 차라리 전략공천을 하라"는 거센 항의까지 불거졌다.
복수의 예비후보가 등록을 한 만큼 1차에서 결론이 나지 않을 것이란 정치권의 예상을 뒤엎고 이성윤 예비후보가 공천장을 거머쥐자 전주시을 후보 캠프마다 깊은 신음을 토해냈다. 일각에서는 수년 동안 표밭을 누벼온 후보들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것과 관련한 해석 논쟁도 나왔지만 탈락 후보들은 모두 인정했다.
전주을에 이어 완주·진안·무주에서도 경선 예비후보의 재심 신청이 수용돼 후보 인원이 뒤바뀌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민주당 공관위는 이곳의 현역인 안호영 예비후보와 김정호 예비후보 등 2인 경선 지역으로 발표했으나 정희균 예비후보가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의 희생양이 됐다"고 반발하며 재심을 요청해 받아들여졌다.
'중진들의 참전'으로 경선 분위기가 뜨겁게 달궈졌던 전주시병과 익산시갑, 정읍시·고창군 등 3개 선거구는 그야말로 화약고나 다름없었다. 가장 먼저 경선을 치른 익산시갑에서는 현역인 김수흥 의원과 3선의 이춘석 전 의원이 맞붙어 난타극을 연출한 끝에 후자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경선 과정에서 여론조사 업체 문제가 제기돼 김수흥 의원이 재심을 신청하는가 하면 익산시의회 의원들이 두 동강이 나는 등 적잖은 부작용을 낳았다.
전주시병과 정읍·고창도 사활을 건 전쟁이 벌어지며 아슬아슬한 경선이 이어졌다. 윤준병 현역과 유성엽 전 의원이 격돌한 정읍·고창에서는 국가예산 확보 성과를 놓고 하루가 멀다하고 티격태격하는 바람에 정책경쟁이 실종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현역인 신영대 의원이 권리당원 50%에 일반국민 50%의 여론조사에서 승리해 공천장을 손에 쥐었지만 김의겸 예비후보 측은 불공정 경선이라며 재심과 재검표를 요구하는 사태까지 비화했다. 이의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유례가 없는 '이중잣대 경선'이란 지적은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각 선거구마다 경선룰과 운영의 묘를 둘러싼 잡음과 시비가 발생하며 '정책대결'이 공허한 메아리에 그친 것도 민주당 22대 전북 경선의 흑역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텃밭인 전북을 '호주머니 속 공깃돌'로 생각하지 않았다면 이런 난장판 경선은 없었을 것"이라며 "지역민을 가볍게 본다면 민주당도 심판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민들은 "이번 총선을 전북발전의 지렛대로 삼기 위해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각 정당이 정책대결로 표심에 호소해야 할 것"이라며 "텃밭으로 둔 민주당부터 전북발전의 주요공약을 제시하는 등 정책선거를 유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기홍 기자(=전북)(arty13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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