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5·18 농락하나”…도태우 공천 유지 후폭풍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민의힘이 5·18 민주화운동 '북한 개입설'을 주장한 도태우 변호사의 22대 총선 후보 공천(대구 중·남)을 유지하기로 결정하자 야당과 시민사회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두 차례 경선을 거쳐 지난 2일 공천된 도 변호사는 2019년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5·18은 자유민주화적 요소가 있지만,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 된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주장한 사실이 지난 7일 한겨레 보도로 알려졌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언론에 ‘전두환 칭송’ 글도 드러나
국민의힘이 5·18 민주화운동 ‘북한 개입설’을 주장한 도태우 변호사의 22대 총선 후보 공천(대구 중·남)을 유지하기로 결정하자 야당과 시민사회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도 변호사가 전두환씨를 두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새 시대의 문을 열었다”고 칭송한 일도 드러났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13일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공천 재검토를 지시한 (지난 11일)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꽤 멋있었지만 (공천을) 유지하기로 한 오늘의 한 위원장은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박원석 새로운미래 책임위원도 이날 당 회의에서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5·18 폄훼는 놀랍지도 않다”며 “국민의힘 ‘망언 디엔에이(DNA)’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녹색정의당은 “망언 공천”(이세동 부대변인)이라고 비판했다.
5·18유족회, 부상자회, 공로자회와 5·18기념재단 등 5월단체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월 광주를 찾아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수록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찬성한다’고 했다”며 “겉과 속이 다른 국민의힘의 5·18 농락에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진보적 시민단체인 대구촛불행동도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은 혹시 대구라서 반역사적 사고방식을 가진 후보를 공천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대구시민으로서 모욕감을 참을 수 없다”며 “공천을 철회하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도 변호사는 지난 2021년 11월 한 인터넷 언론사에 게재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영면에 부쳐’라는 제목의 글에서 “내가 진실에 가깝다고 보는 (전씨의) 잠정적인 모습은 ‘1987년 높은 단계의 자유민주주의로 이행하기까지 대한민국의 과도기를 감당하고 결국 평화적인 방법으로 새 시대의 문을 연 보기 드문 군인 출신 대통령’”이라고 주장한 사실이 드러났다.
두 차례 경선을 거쳐 지난 2일 공천된 도 변호사는 2019년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5·18은 자유민주화적 요소가 있지만,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 된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주장한 사실이 지난 7일 한겨레 보도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한동훈 위원장은 11일 공천관리위원회에 “국민 눈높이에 맞는 면밀한 재검토”를 지시했다. 그러나 공관위는 12일 네 차례 회의한 뒤 “도 후보가 (9일과 12일) 2차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며 사과의 진정성을 인정해 공천 유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이 결정을 두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것 아니냐”고 했다.
국민의힘이 도 변호사 공천을 유지한 것은 ‘국민 눈높이’나 수도권·중도층보다는 대구·경북과 보수층의 정서를 더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변호인이었던 도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이 부당하고, 2020년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동훈 위원장이 추구해온 ‘중도 확장’에도 배치되는 이번 결정에, 국민의힘 안에서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수도권에 출마한 한 의원은 “2~3%포인트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수도권에서는 도 변호사 발언이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호남에 구애해온 당의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도 변호사 공천은 우리가 5·18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 수 있는 지표”라며 “대구에서만 이기면 된다는 거냐”고 했다. 다른 의원은 “서진정책에 공들여 놓고 한번에 다 깎아 먹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오는 15일 광주·전남을 방문해 출마자들을 지원할 예정이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고개 드는 ‘한동훈 한계론’…윤 정부 심판론 확산 속 전략 부재
- 스트레스→암 확산 비밀 풀렸다…‘끈적한 거미줄’ 세포에 칭칭
- 동지에서 적으로 ‘3자대결’…여당횡재? 친명건재? 신당생환?
- ‘일제 강점’ 옹호 국힘 조수연에 광복회 “일 극우의 망언 수준”
- “책 읽지 말란 얘기”...정부 예산 줄삭감에 출판·서점계 비명
- 민주 ‘친문’ 전해철 탈락…올드보이 박지원·정동영 귀환
- 26살 소방관 아들 보낸 아빠, 순직자 자녀에 5억 ‘숭고한 기부’
- 전공의들 “업무개시명령은 강제 노동”…ILO에 긴급 개입 요청
- “국힘, 5·18 농락하나”…도태우 공천 유지 후폭풍
- ‘국비 도피’ 이종섭, 대통령의 무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