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요구보다 임금 더"…일본 대기업들 화답, 드디어 금리인상?

이지현 기자 2024. 3. 1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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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기업들이 노조와의 협상에서 5%대가 넘는 임금 인상안을 수용하면서 다음 주 일본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해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일본 대기업들이 봄에 갖는 노조와의 연례 임금 협상에서 잇따라 노조 측의 요구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기업들의 임금 인상률이 높을 경우 일본은행이 당장 다음 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 해제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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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기업들이 노조와의 협상에서 5%대가 넘는 임금 인상안을 수용하면서 다음 주 일본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해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00엔당 재정환율이 16년 만에 860원대로 급락했다. BOJ(일본은행)가 통화완화정책을 이어가며 엔화가 약세를 보인 반면 원화는 수출 개선과 공매도 금지 조치에 따른 외국인 유입에 따라 강세를 보이면서다.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3.11.07.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일본 대기업들이 봄에 갖는 노조와의 연례 임금 협상에서 잇따라 노조 측의 요구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토요타, 일본제철, 혼다, 닛산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으로 연례 임금 협상을 이끌어온 토요타는 월 2만8440엔(약 25만3147원)을 인상하면서 보너스 지급 요구까지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수치가 공개된 1999년 이후 가장 큰 금액이다. 토요타의 최고 인사 책임자 아즈마 다카노리는 "물가 상승의 영향을 확실히 커버하고 싶었다"며 "월급과 상여금 인상은 기록적인 수준"이라고 밝혔다.

일본제철은 기본급을 11.8% 인상하기로 합의했는데 이는 노조 측의 요구보다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혼다는 1989년 이후 가장 높은 5.8% 연봉 인상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미쓰비시 중공업은 연공 서열 기반의 급여와 기본급을 포함해 8.3% 임금 인상에 합의했다.

일본 최대 노동조합 단체 '렌고'에 따르면 주요 기업 노동자들은 연간 5.85%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만약 이 합의안이 그대로 받아들여지면 31년 만에 처음으로 임금 인상률이 5%를 돌파하게 된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4%대 인상안이 적용될 것이라 내다봤지만 이 역시도 지난해 3.6%대였던 임금 인상률에 비해 크게 오른 수치다. 일본 기업들이 세계적인 임금 인상 추세와 일본 내 노동력 부족, 인플레이션 상황을 모두 고려해 결정한 것으로 경제학자들은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곧 해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은행은 2016년 이후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통화 완화 정책을 이어왔다. 전문가들은 마이너스 금리가 해제되기 위한 필수조건으로 임금 인상과 안정적인 물가 상승을 목표로 제시해왔다. 오랜 디플레이션(물가가 하락하며 경기가 침체하는 상황)을 겪은 일본의 정부도 임금 인상을 통해 적절한 물가 상승, 경기 활성화 등의 선순환을 바라왔다.

기업들의 임금 인상률이 높을 경우 일본은행이 당장 다음 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 해제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은 "임금 인상의 강력한 모멘텀이 됐다"며 "이것이 중소기업으로 확산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일본 소규모 제조업체를 대표하는 노조인 일본금속기계제조업노동자협회(JAM)는 임금 상승률이 예상을 뛰어넘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야스코치 가타히로 JAM 회장은 노동자들의 사고방식에 변화가 생겼다며 "일본인들이 마침내 나라 안팎의 임금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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