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경영권분쟁]㉑형제 왜 이러나…이번엔 주총장도 '태클'

김윤화 2024. 3. 1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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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에 반대하는 임종윤·종훈 형제가 이번에는 주주총회 장소를 두고 모녀(송영숙·임주현) 측에 또다시 태클을 걸었다.

형제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진입을 위해 정기 주총에서 모녀 측과 표대결을 앞두고 있다.

이에 한미그룹 측은 주총 장소가 바뀐 책임이 형제 측에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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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이언스 주총 첫 경기 화성서 개최
형제 반발에 한미측 "절차 지킨 것일 뿐"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통합에 반대하는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 임종윤(왼쪽)·종훈 형제가 13일 입장문을 내고 송영숙(오른쪽), 임주현 모녀 측이 오는 28일 예정된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를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가 아닌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호텔에 여는 이유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그래픽=비즈워치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에 반대하는 임종윤·종훈 형제가 이번에는 주주총회 장소를 두고 모녀(송영숙·임주현) 측에 또다시 태클을 걸었다. 형제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진입을 위해 정기 주총에서 모녀 측과 표대결을 앞두고 있다.

임종윤·종훈 형제는 13일 입장문을 내고 한미사이언스가 오는 28일 예정된 정기 주총을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가 아닌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호텔에서 여는 이유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통합에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이 표대결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의도적으로 장소를 옮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 12일 한미사이언스는 제51회 정기주총을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라비돌호텔에서 개최한다고 공시했다. 한미사이언스가 서울이 아닌 경기도에서 정기 주총을 여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형제는 "상장 이후 최초로 서울에서 2시간 이상 소요되는 법인소재지 근처 외부 시설에서 주총을 개최하는 저의가 궁금하다"면서 "평택에선 무려 42㎞, 팔탄에서조차 16㎞ 떨어진 무척 낯선 제3의 장소"라고 꼬집었다.

이에 한미그룹 측은 주총 장소가 바뀐 책임이 형제 측에 있다는 입장이다. 형제가 절차적 정당성을 반복적으로 문제 삼는 것을 피하기 위해 상법 제364조에 근거해 한미사이언스의 본점 소재지인 경기도 화성시 팔탄공장 인근으로 주총 장소를 정했다는 것이다.

한미그룹 측은 팔탄공장 식당을 활용할 수 있다는 형제의 주장에 대해서는 공장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어려운 선택지라고 답했다. 주총이 장기간 개최될 경우 약 700명의 공장 근로자들이 식사를 못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팔탄공장은 의약품 생산시설로 다수의 외부인이 공장을 방문할 경우 시설 오염 등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이를 피해 인근 호텔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형제가 지속적으로 꼬투리를 잡아 서울이 아닌 화성으로 어쩔 수 없이 주총장을 선택했는데 이제와 장소를 바꿨다며 따지는 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그룹은 주주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주총 당일 인근 역과 주요 장소간 왕복버스를 운영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100여석 이상 확보한 공간을 프레스룸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형제는 이날 입장문에서 모녀가 지난 11일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방안에 대응한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향후 5년 내 순이익 1조원, 시가총액 50조원 회사로 도약하고 더 길게는 현대자동차와 같은 시총 200조원 규모 기업집단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표대결을 앞두고 주총 전에 실현 불가능한 장밋빛 공약을 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미사이언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158억원, 13일 기준 시가총액은 약 2조8000억원이다. 형제는 구체적 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숫자를 먼저 내세웠다. 오는 15일부터 시작인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기간 이전에 사실상 주주들에게 표를 달라고 구애한 것과 다름없는 셈이다. 자칫 자본시장법 위반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안고 있다. 

이에 대해 형제 측은 "현재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검토해 주총 전까지 별도로 발표할 것"이라며 "허황된 계획이 아니니 지켜봐 달라"고 했다. 한미그룹측은 형제들의 이 같은 행위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윤화 (kyh9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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