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가정간편식 사업, 올해 흑자 전환… 조만간 `마라맛` 보여드립니다"
투뿔등심 등 全브랜드 직영 운영
신규 매장 오픈땐 두달 이상 상주
'한국인의 밥상'서 아이디어 번뜩
유명 맛집 레시피로 HMR 만들어
캐비아, 보유음식점 IP 112개 달해
올 매출 1000억 턴어라운드 목표
"TV에서 '한국인의 밥상'(한국요리 전문 교양프로그램)을 보다가 사업 아이디어가 번뜩 떠올랐습니다."
될 사람은 멍하게 티비를 보다가도 큰 떡(?)을 줍는다. 박영식(44·사진) 삼원가든 대표의 이야기다. 그는 '삼원가든 회장 아들'로 '국내 외식업계 금수저'로 알려진 인물이지만, 삼원가든은 물론 본인이 직접 만든 브랜드로 외식업계에 뛰어들어 사업 실력도 당당히 인정받은 '노력수저'이기도 하다.
미국 뉴욕대학교 호텔경영학과를 나온 해외파지만 그의 뿌리는 역시 삼원가든이다. 현재는 삼원가든과 SG다인힐·캐비아까지 3개 업체의 대표를 맡고 있다.
특히 SG다인힐과 캐비아는 박 대표가 직접 구슬땀을 흘려가며 키우고 있는 창업의 결과물이다. 생면파스타로 유명한 '블루밍가든'으로 시작해 현재는 에이징 숙성 등심 열풍 원조인 '투뿔등심', 정통 아메리칸 스테이크 하우스 '붓처스컷', 뉴욕의 미슐랭 3스타 출신 쉐프가 합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오스테리아 꼬또' 등 맛집을 찾다보면 한번쯤 이름을 들어봤을만한 파인 다이닝(고급식당)들이 바로 SG다인힐의 식구들이다.
결이 다른 메뉴들을 내는 너무 다양한 브랜드들이 운영되고 있지만, 지금의 명성과 질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모든 브랜드를 직영으로만 운영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때마다, 매장을 오픈할 때마다 적어도 두달 이상 상주했다. 가능하면 매일 출근했다"며 "브랜드별로, 매장별로 일하는 문화가 정착될 때까지 직접 체크해왔다"고 회상했다. 여기에 지금은 그때 함께 땀흘렸던 직원들과 호흡이 잘맞아 A 하나만 지시해도 A++ 이상의 운영실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자부심도 한스푼 곁들여졌다.
물론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이 브랜드들은 꽤나 성공가도를 달렸다. 그러다 문득 박 대표의 외식업계에 대한 도전은 같은 듯 꽤나 다른 분야로 튀어나갔다. 바로 가정간편식(HMR) 제조 분야다. 박 대표를 이 길로 인도(?)한 것은 앞서 언급했던 '한국인의 밥상'이라는 프로그램이다. 유명 맛집의 레시피를 확보해 가정간편식(HMR) 상품으로 만든다는 아이디어가 지금의 캐비아(KAVIAR)로 현실화된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탄탄대로는 아니었다. 약간의 걱정이 앞섰다. 유명 쉐프의 레시피를 HMR로 만들겠다고 설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래서 역으로 강한 캐릭터부터 공략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유명 쉐프의 레시피(요리법)를 브랜드화해서 간편식을 만들어보겠다는 포부는 의외로 '스타요리사'로 불리는 임기학 쉐프의 "그래요 합시다"라는 흔쾌한 승락으로 상큼하게 출발할 수 있었다. 시기상으로도 딱 맞아떨어졌다. 코로나 팬데믹에 레스토랑을 찾는 수요가 뚝뚝 떨어지는 시기였고, 덕분에 쉐프들의 관심을 예상보다 수월하게 받을 수 있었다. 물론 쉐프들과도 함께 상생할 수 있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였다.
박 대표는 "삼원가든이라는 백그라운드에 제가 여러 파인다이닝을 직접 운영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는 부분을 높게 봐주셨다"며 "제가 그분(유명 쉐프)들의 단골이기도 해 그 분들께 '진정성'이 닿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한명 두명 유명 쉐프들을 직접 찾아가 설득을 거듭하다보니 캐비아가 보유한 유명음식점의 지적재산권(IP)이 현재 112개에 달한다. 빕구르망(2개), 1스타(4개), 2스타(3개)등 미쉐린 가이드 17개와 블루리본 95개를 합한 숫자다.
캐비아가 확보한 메뉴들을 모두 레스토랑간편식(RMR)으로 만들지는 못했지만, 제품이 92개에 달한다. 그러다보니 '레스토랑 고르는 재미'를 선사한다. 물론 RMR 구현이 쉽지 않아 2년 이상 공을 들였던 메뉴가 예상외로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꾸준한 온라인주문으로 '터지는 제품'은 2~3개 뿐이라는 시장의 쓴 맛도 봤다.
그러나 이 정도에 실망할 시간조차 없던 박 대표는 또 다른 방향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회사 구내식당 급식이나 기내식, 군납 등 B2B(Business to Business)로 활로를 뚫은 것이다.
박 대표는 "주요 기업들의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삼성웰스토리 식단에는 삼원가든을 비롯해 유명 맛집 특식 반응이 뜨겁다고 들었다. 제주항공 기내식으로 들어간지도 두어달이 지났고, 군납 특식으로도 넣는다"며 "마진이 많이 남는 편은 아니지만 IP를 활용하는 차원인데다 캐비아를 알릴 수 있는 좋은 루트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간편식 사업을 하는 비슷한 회사들이 우후죽순 등장했지만, 박 대표는 이 업계에서 독보적이라고 자부한다. 2020년에 창업한 캐비어는 코로나 시기에도 150억원의 투자를 받아냈을 정도로 투자은행(IB) 업계에서도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앞으로는 투자 유치보다는 자체적으로 흑자를 내겠다는 단기 목표도 세웠다. 창업 4년차에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작년부터 내실을 튼튼히 다졌다. 동시에 조만간 캐비아 자회사로 '마라통닭'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선보일 계획이다.
그는 "매일매일이 도전이고 싸움이고 개선의 나날들이다. 작년까지 준비해 온 사업모델이 거의 완성됐고, 무조건 많이 파는 것이 아니라 팔면 남는 구조로 내실을 다졌다"며 "이번달 턴어라운드 전환이 코앞이다. 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잡은 올해는 '캐비아가 달리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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