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가 기량에서 밀려 선발 제외? “팀 전술 문제일 뿐”
중앙 수비수 김민재(28)는 지난해 여름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해 25경기를 선발로 나섰다. 부상(2경기), A대표팀 차출(5경기)을 제외하고 선발로 나서지 않은 경기는 아직 팀에 적응 중이었던 데뷔전뿐이었다. 그런 김민재가 최근 4경기 중 3경기 선발에서 제외됐다. 지난 6일 이탈리아 라치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는 아예 벤치만 달궜다.
김민재를 대신해 출격한 건 에릭 다이어(30·잉글랜드). 다이어는 손흥민(32·토트넘)이 이끄는 토트넘에서 기량 미달로 아예 출전하지 못하다가 지난 1월 뮌헨에 왔다. 이달 초 뮌헨은 3연패에 빠져 있다가 다이어를 선발로 내보내고는 3경기를 내리 승리했다. 특히 10일 마인츠전은 8대1로 대승했다. 다이어가 김민재보다 뛰어난 기량을 뽐낸 덕분이라는 평가가 많다. 독일 매체 빌트는 “5000만 유로의 선수도 더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며 “(김민재는) 변화로 인해 패배자가 됐다”라고 표현했다. 5000만유로(716억원)는 김민재의 지난여름 이적료였다.
하지만 이는 실력 탓이 아니다. 팀 내 수비수 자원 때문이다. 뮌헨 중앙 수비수들인 김민재, 마테우스 더리히트(25·네덜란드), 다요 우파메카노(26·프랑스)는 전부 공격적인 수비를 펼친다. 빠른 달리기로 앞선에 치고 나가서 상대 패스를 끊는 모험적인 수비를 즐긴다. 셋 중 둘이 함께 나서는 경기는 최후방이 뻥 뚫려 역습을 허용하는 경우가 잦았다.
다이어는 발이 느려서 수비 범위가 좁다. 그래서 공수 전환이 빠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도태됐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느린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는 다이어의 속도가 문제되지 않았다. 또, 최후방에 내려앉은 다이어 덕분에 함께 선발로 나서는 더리흐트가 더 자유롭게 치고 나갔다. 다이어의 패스 능력도 한몫했다. 다이어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잉글랜드가 아니라 해외에서 더 잘 맞는 것 같다”라고 한 이유엔 이런 전술적 배경이 있다.
결국 김민재의 결장은 기량이 아닌 팀 상황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만약 공격적인 축구가 필요한 경기에는 김민재가 다시 선발로 투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다방면의 능력치는 김민재가 우월하나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어쩌면 김민재의 적극적인 성향을 불안하게 여기고 있을 수도 있다”며 “팀 상황이 안 좋았을 때 투헬 감독이 다이어를 내세워서 승률이 좋아졌다. 본인 선택이 맞았음을 증명하고 싶은 심리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민재는 “선발 명단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라며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그냥 열심히 운동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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